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액 대비 R&D투자에 쓴 돈은 전체 글로벌 자동차 회사 중 하위 수준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7일 발표한 '2020년 13대 글로벌 자동차기업 R&D투자 동향' 자료를 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R&D투자 금액은 약 4조 8천억 원 수준으로 10위에 머물렀다.
반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매출액(약 164조 원)은 전체 4위를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은 2.9%로 다른 완성차 업체가 5~6%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임금 등 비용 부담으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저조한 것이 R&D 투자 성과가 낮게 나온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도요타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1%였고, 테슬라(6.3%), GM(5.4%)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영업이익률도 4~8%를 기록했지만, 현대차그룹은 2.7%에 그쳤다.
여기에 정부의 대기업 차별적 현금 지원도 R&D 투자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 예산 배분은 출연연, 대학, 중소기업 위주로 이루어져 대기업들은 차별적으로 소외받는다는 것이다.
외국 대비 저조한 정부의 세제지원도 낮은 R&D 투자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R&D세액공제는 투자액 중 0∼2%에 불과하나, 프랑스(30%), 영국(13%), 캐나다(15%), 스페인(25∼42%)은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인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산업생태계가 중요한 점을 감안해 차량용반도체, 소프트웨어, 수소차관련 부품소재기술, 배터리 등 미래차 관련 주요 기술들은 조속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어 R&D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낮은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성과 효율은 경쟁사보다 높다는 시각도 있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도요타를 제외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이 하는 사업분야는 다른 자동차 회사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며 "R&D 투자 규모는 작지만, 연구 투자 효율은 높다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