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4배 '돈복사'한 효성티앤씨…하반기 어디까지 달릴까 [박해린의 뉴스&마켓]

입력 2021-07-05 17:42
수정 2021-07-05 17:42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은 하반기를 시작하는 첫 월요일입니다.

지난 상반기 우리 증시 분위기 좋았던 것 같은데, 하반기에도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도 되고 염려도 됩니다.

<기자>

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분위기 참 좋았죠.

다섯 종목 중 한 종목은 상반기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코스피가 역대 처음으로 3,300선을 넘었고 코스닥지수도 1,030선 턱밑까지 갔었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 종목 2,400여개 가운데 상반기에 신고가를 달성한 종목은 모두 484개로 전체의 약 20%를 차지했습니다.

또 대형주들이 특히 선전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보면 시가총액 10조원 이상 종목 38개 중 절반에 가까운 17개(44.7%)가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습니다.

<앵커>

대형주 중 절반은 신고가를 쓴 거네요.

박 기자, 그럼 이 중 가장 잘 나갔던 종목은 무엇입니까?

<기자>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을 중심으로 보면 단연 효성티앤씨가 돋보입니다.

효성티앤씨는 6개월간 주가가 307%가량 급등했습니다.

올해 첫 개장일에 21만1,000원에 시작했던 주가는 현재 90만원까지 다다른 상황입니다. 상반기에만 4배 넘게 불어난 거죠.

사실 올해를 '효성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효성티앤씨뿐 아니라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화학도 10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의 시가총액은 상반기 새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앵커>

엄청나네요.

6개월 새 4배가 됐다니 코인 시장 못지않네요.

<기자>

코인은 급등할 땐 '돈 복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섭게 오르지만 또 빠질 땐 급추락하잖아요.

제가 올해 주가 등락률을 쭉 보니까 효성티앤씨의 경우엔 상반기 중 주가가 가장 많이 빠진 날의 하락률이 6% 정도였습니다.

안정적으로 꾸준히 주가가 올라왔다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코인투자 하시는 분들이 투자금을 넣어두면 마치 돈을 복사한 것처럼 불어난다고 '돈복사기'라는 말을 붙였던 것 같은데 지금 보면 왜 효성티앤씨가 아니라 코인에 넣었나 아쉬워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박 기자, 저희가 그동안 몇 차례 다뤘지만 한 번 더 설명해 주시죠.

효성티앤씨,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효성티앤씨는 효성그룹의 화학섬유 계열사입니다.

특히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섬유를 생산하는 글로벌 1위 기업입니다.

최근 레깅스나 요가복을 즐겨 입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스판덱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수영복이나 패션용 마스크 등 신축성이 필요한 모든 곳에 스판덱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수요가 견조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박 기자, 저희가 지난 2월 효성티앤씨를 다룰 때 이 레깅스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요.

유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유행이 아니라 이제 원마일웨어, 애슬레져룩은 문화가 됐습니다.

꼭 운동복이 아니라 평상복을 제작할 때도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스판덱스 혼용률을 높이는 추세라고 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통적인 의류의 스판덱스 함량이 5~15%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에서는 레깅스 열풍이 불고 있다고 전해주셨었는데, 중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스판덱스 가동률이 지난해에는 평균 83.2%였는데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인 97%까지 치솟은 상황이거든요.

거의 공장이 '풀가동'중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이런 가운데에서도 지난주 중국 스판덱스 재고는 5.8일로 추가적으로 하락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요.

효성티앤씨는 현재 해외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인데, 중국 설비가 완공되면 중국 내 점유율 1위 업체인 후아폰과의 생산 능력이 동일해지는 수준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효성티앤씨가 연평균 1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조만간 2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옵니다.

효성티앤씨의 2분기 실적은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매출은 전년 대비 77% 늘어난 약 1조7,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로 보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고요.

지난 1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었는데, 1분기와 비교해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9%, 16%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단 이게 업계 평균치고요. 키움증권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약 20% 웃도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계속해서 이어간다는 거군요.

<기자>

네, 증권사들이 예측하는 효성티앤씨의 연간 실적 전망치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보시다시피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까지 가파른 속도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죠.

<앵커>

박 기자, 계속해서 이렇게 전망치를 높여잡고 있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가장 기본적인 건 스판덱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한편,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평균판매단가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중국과 베트남 법인의 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요.

여기에 베트남 타이어코드의 판가 인상 등이 더해져 눈높이가 계속해서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박 기자, 그런데 이렇게 상승률이 큰 종목은 사실 신규 진입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히 크거든요.

오늘 주가도 하락 마감했고요.

<기자>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월간으로 수급을 정리해봤는데, 보시다시피 기관은 올해 5월까지 줄곧 효성티앤씨에서 자금을 빼다가 6월에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베팅했죠.

외국인도 2월부터 매수 우위를 보고 있고 3개월 전부터 급격하게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이 이렇게 대규모로 들어오는 것을 보면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단 것으로 기대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기자>

최근 키움증권은 효성티앤씨의 목표주가를 기존 115만원에서 128만5천원으로 올렸습니다.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목표가 120만원을 제시했고요.

평균적으로 보면 106만원 정도가 적정하다고 봤습니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약 20%가량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