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딸 쿠션에 엎드려 놓은 아빠…"왜 숨졌는지 몰라"

입력 2021-07-05 10:30


혼자 몸을 뒤집지 못하는 어린 딸을 쿠션 위에 엎드려 놔 호흡 곤란으로 숨지게 한 20대 아버지가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최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A씨의 20대 아내 B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사건은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에 배당됐으며 아직 첫 심리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A씨는 올해 2월 24일 오전 11시께 인천 자택에서 생후 105일 된 딸 C양을 쿠션 위에 엎드려 놓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도 평소 C양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학대한 혐의를 받았다.

C양은 사건 발생 당일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A씨의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들이 출동했을 당시 얼굴과 손발 등이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을 보였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씨는 사건 발생 전날 밤에 외출해 남편이 119에 신고할 때는 집에 함께 있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C양 시신을 부검한 뒤 "호흡곤란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에 밝혔다.

4개월간 수사를 한 경찰은 A씨가 혼자서는 몸을 뒤집을 수 없는 나이대의 딸을 고의로 역류방지 쿠션에 엎드려 놓아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과실치사 혐의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역류방지 쿠션은 작은 침대 형태로 수유 후 모유가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생아의 자세를 고정할 때 사용된다.

A씨는 경찰에서 "딸이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며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