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상가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헤치고 인명을 수색한 중부소방서 구조대 노명래(29) 소방사가 끝내 숨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5시 5분 중구 원도심 3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현장과 가까운 성남119안전센터가 5분 만에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노 소방사가 소속된 구조대는 약 8분 뒤 도착했다. 당시 건물 옥상에 살던 50대 남성 등이 자력으로 대피했는데, 주변에서 "불이 난 3층 미용실에서 가끔 직원들이 숙식한다"는 말이 들렸다.
119안전센터 소속 2명, 구조대 소속 3명 등 대원 5명은 공기호흡기, 방화복 등 20㎏가량의 보호장구를 착용한 뒤 진입했다. 당시 3층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있었지만, 화재 진압과 인명 수색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에다 좁은 계단 통로가 유일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들에 따르면 노 소방사 등이 들어간 지 20분가량 지났을 때, 3층 내부에서 불길이 급격히 거세졌고, 불길이 더욱 세지면서 대원들이 3층 유리창을 깨고 탈출을 시도했다. 5명의 대원 중 4명은 화상을 입었고, 1명은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노 소방사는 등과 몸을 중심으로 2도 화상을 입어 부상이 가장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태가 위중해진 그는 30일 새벽 숨졌다. 나머지 4명은 부산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사를 오가는 인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전사 출신 구조 특채로 지난해 1월 임용된 노 소방사는 구조대 막내 대원으로, 1년 6개월 만에 소방관의 꿈을 마감했다. 그는 올해 2월 혼인신고를 마친 뒤 오는 10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던 예비 신랑이어서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노 소방사의 비보에 울산소방본부 직원들은 깊은 슬픔과 함께 침통함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소방사의 빈소는 울산영락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7월 2일 오전 10시 울산시청 광장에서 울산광역시장(葬)으로 거행된다.
울산소방본부는 장례 절차와 영결식 등을 지원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