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버린 윤석열에 '무대응'…文, 이번에도 언급 없었다

입력 2021-06-30 16:24
수정 2021-06-30 18:04
헌법기관장 초청 오찬 간담회
尹 '국민약탈' 원색 비난…文 침묵


문재인 대통령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선 국면을 언급하며 "기관장들의 처신 문제가 우리 공직자 사회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에둘러 쓴소리를 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헌법기관장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한·미 정상회담부터 G7까지 이어진 순방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윤 전 총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응에 관심이 쏠렸다.

전날 윤 전 총장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며 "권력을 사유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면서 거칠게 '친정'을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오찬 내용과 관련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의 현 정부 비판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도 "청와대 입장은 없고 대통령도 특별히 언급한 바 없다"고 입을 닫았다.

문 대통령은 올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표현하며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지금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마지막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3월 윤 총장이 사의를 표하자 수리 후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윤석열 총장은 지금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인정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답을 피했다.

이날 오찬에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했고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재판 일정으로 불참했다. 문 대통령이 헌법기관장들을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언급 없이 다양한 주제에 대한 편안한 대화가 이어졌다고 청와대는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