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캐시백 소비효과 10조?…정부도 반신반의

입력 2021-06-28 17:45
수정 2021-06-28 17:45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드린대로 하반기경제정책에서 아무래도 가장 관심은 카드캐시백 정책일텐데요, 관련 내용 취재기자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현석 기자, 카드캐시백이 더 쓴만큼 돌려준다는 건데, 기준이 2분기라는거죠?

<기자>

정부는 신용카드 캐시백을 '상생소비지원금'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2분기 월평균 카드사용액보다 3% 이상 증가한 카드사용액에 대해 다음달 중 10%를 캐시백으로 환급해준다는 겁니다.

예를들어 2분기에 월평균 카드사용액이 100만원인데, 8월에 153만원을 사용하면 3% 이상 늘어난 사용액 50만원의 10%인 5만원을 9월에 카드포인트로 돌려준다는 얘기입니다.

1인당 지급한도는 30만원이고, 월별 한도도 10만원으로 제한됩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모두 가능하지만, 법인카드는 안되고요.

모든 카드사용액을 인정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앵커>

모든 카드사용액을 인정해주는게 아니라면, 사용처에 제한을 둔다는 거죠?

<기자>

코로나19로 위축됐던 대면 소비 분야에서 적극적인 소비를 유도하겠다는 정책이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도 호황을 누린 업종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게 정부 설명입니다.

우선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명품전문매장, 유흥업소, 차량 구입비, 가전 구입비 등이 거론됩니다.

결국 캐시백 받으려면 전통시장과 식당 등 골목상권에서 소비를 늘려야 하는 상황인 거죠.

그런데 환급대상에서 어디를 제외할 건지를 놓고 벌써 논란이 예상됩니다.

일례로 명품은 제외한다고 하는데, 그럼 명품의 기준은 도대체 뭐냐 이게 애매하거든요.

정부는 "백화점에 들어간 브랜드 전부와 서울 강남 일대 가두점 형태의 샵들이 대상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충분한 설명은 못돼죠.

또 대형마트를 제외했는데 서민들이 대형마트에서 계란, 파 등 생필품 사는 것은 제외하고, 곧 다가올 여름휴가철에 5성급 호텔에서 값비싼 식사에 쓴 카드소비는 포함시키는 것이 공정이냐, 이런 논란도 불거질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급대상에서 어디를 제외할지를 놓고 더 논의해서 7월중에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카드캐시백 제도 설계가 아직 설익었다는 얘기군요. 또 궁금한 게 카드를 여러개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카드 여러장 쓰는 분들이 대부분이잖아요.

제도설계를 '개인이 보유한 모든 카드 지출액'으로 설정했으니, 이걸 누군가 통합을 해서 계산을 해줘야 합니다.

개인들이 할 수는 없죠. 정부는 그래서 이걸 카드사에 시키겠다는 구상입니다.

소비자가 주 카드사 한 곳을 지정하면, 그 카드사로 다른 카드사들의 사용실적이 모이고 주 카드사는 그 정보를 모아서 개인에게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그러면 주 카드사에 캐시백을 몰아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카드사 입장에서 보면, 정부 정책을 떠맡게 되면서 예상하지 않은 행정비용이 발생할 수 있게 된거죠. 물론 카드 사용 증가로 인한 이득도 있겠지만요.

현재로선 비용이 더 클거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카드사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니까, 정부는 카드사 부담이 되지 않도록 충분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정부가 하반기 소비회복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캐시백 정책을 놓고 논란이 상당한데, 실효성은 어떻게 될까요? 이런 저런 제한이 늘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

<기자>

정부가 이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이 1조원입니다.

카드 사용액의 10%를 돌려주는 제도니까 역으로 계산하면 소비증진 효과가 10조원쯤 된다는 게 정부 논리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이런 저런 제약이 많아서 실제로 그만큼 소비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조차도 사실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3개월간 시행해보고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말이냐 하면, 현재 방식으로는 3개월 동안 배정된 1조원을 다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니, 시작 전부터 연장을 전제로 정책을 시행한다는 뜻입니다.

이왕 소비 진작을 하기로 한거라면 제한을 최소화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게 나은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카드캐시백 이외에 하반기경제정책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 짧게 짚어보겠습니다. 이번에 이례적으로 청년대책이 대거 포함됐다고요.

<앵커>

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에서 청년의 일자리, 주거, 자산 형성 등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경제정책방향 자료에서 '코로나 격차해소와 불평등 해소'라는 목록을 보면 총 6페이지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3페이지가 청년대책입니다.

코로나19 교육격차 해소 대책이 한페이지에 불과하니까, 정부가 청년정책에 어느정도 무게중심을 뒀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반기 경제정책에서 청년대책을 앞세운 경우는 전례가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아무래도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데 따른 거겠죠?

<기자>

네. "특단의 대책을 만들라"는 대통령의 주문 이후 경제부처 장관들이 부지런히 청년 주택과 고용현장을 다녔죠.

이렇게 현장과 소통한 결과물들이 하반기 경제정책에 대거 포함됐는데요.

좀 보면 청년 전세임대주택 5천호를 추가 공급하고, 청년 우대형 쳥약통장 가입기간을 2년 연장하고 가입요건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고요.

또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하고 7월중에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청년들이 저축하면 거기에 정부가 일정비율을 매칭해 지원해주거나, 이자를 추가 지원하거나 하는 방식입니다.

청년들이 코인투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얘기했던 '잘못된 길'이죠, 이쪽으로 몰리니까 이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니 정부가 보완대책을 마련해주겠다는 취지에서 자산형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는게 정부 설명입니다.

<앵커>

LH사태 이후 부동산 공급일정이 꼬이면서, 이게 언제 풀릴지 관심들 많으실텐데, 부동산 공급과 관련해선 어떤 내용이 나왔나요?

<기자>

네. 정부가 2.4 대책에서 제시한 수도권 신규택지 11만호 공급 일정이 LH사태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죠.

그래서 이번에 현재의 추진 상황과 추가 발표 시점, 최소한의 일정이라도 나올지 주목됐는데요.

공급대책과 관련해서 정부는 하반기에 별도로 발표하겠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다만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민영주택 생애최초 특별공급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공공택지는 15%에서 20%로, 민간택지는 7%에서 10%로 늘어납니다.

디딤돌 대출 한도를 2억 원에서 2억5천만원으로 인상을 추진하고, 누구나 집, 지분적립형 주택, 40년 초장기모기지 등 새로운 주택공급방식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