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지구 귀환 반대 13만명 서명…청원인 "이렇게 커질줄"

입력 2021-06-28 10:20
수정 2021-06-28 10:32
청원인 "억만장자들의 부 불평등 문제 널리 알리고파"
베이조스, 5년간 자산증식 대비 세율 1% 안돼


세계 최대 부호인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여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베이조스가 지구로 돌아오게 해선 안 된다는 온라인 청원에 13만명 넘게 서명했다.

CNBC는 2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르그(change.org)'에 이달 초 올라온 '베이조스가 지구로 돌아오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Do not allow Jeff Bezos to return to Earth)'는 청원에 이날 오후 기준 12만2천명이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현재 27일 기준 13만 건을 돌파했다.

이 청원을 처음에 올린 사람은 미시간 주 소재의 자동차용품 도매업체에서 회계 관리자로 일하는 31세의 릭 가이거. 가이거는 CNBC의 Make It 프로그램을 통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처음에는 농담으로 시작했다"며 운을 띄웠다. 가이거는 "제 유머로 동료들 사이에 존재하는 두려움을 위로하고 줄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이거는 이 청원서가 부의 불평등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퍼트리기 위함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그는 "퇴직을 위해 저축을 전혀 못하는 월급쟁이 직원으로서 제 자신과 제 다음 세대의 미래가 어둡다"고 표현했다.

이어 가이거는 베이조스와 같은 억만장자들에 대한 부의 불평등 문제 등이 세상의 더 많은 관심을 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가이거는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인 63%가 그 달 벌어서 그달 쓰면서 살고 있다는 지난해 설문조사를 인용하며 "베이조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버진갤럭틱의 리처드 브랜슨과 같은 억만장자들이 부 축적과 함께 우주 경주 게임을 지켜보는 건 모욕이다"고 꼬집었다.

특히 베이조스는 자신의 우주 민간 기업인 블루오리진에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 우주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약 10억 달러 상당의 아마존 주식을 팔고 있다.

가이거는 또한 우주로켓보다 비싼 5억 달러를 들여 127미터짜리 초호화 슈퍼요트를 제작 중인 베이조스의 허영심을 지적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자산 규모 약 1천990억 달러로 세계 최고 부자다. 베이조스의 재산은 지난해 경제를 덮친 코로나19 영향에도 700억 달러 넘게 불었다.

최근 베이조스의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최근 미국 탐사 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세계 1위 부자인 베이조스의 자산은 5년간 990억달러(약 111조원) 늘었지만, 세금은 9억7300만 달러(약 1조994억원) 낸 것이 전부"라고 전했다. 이는 실제 세율 0.98%에 불과하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역시 베이조스와 함께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티켓 2800만 달러(약 312억원)에 낙찰된 것과 관련해 지난 16일 트위터에 "베이조스가 2007년과 2011년에 소득세로 납부한 금액보다 많다"며 "이제 억만장자들이 정당한 세금을 내야 할 때"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