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도 없어서 못산다"…치솟는 글로벌 집값 [김보미의 뉴스카페]

입력 2021-06-23 17:28
수정 2021-06-23 17:28
<앵커>

다음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두 번째요.

금리인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집값’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역시나 자료영상을 준비했는데요. 같이 보시죠.

‘지옥에서 온 집’이라고 불리는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주택입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집을 둘러볼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진동을 하고요.

또 한쪽에는 죽은 동물 뼈가 나뒹군다고 하는데요

만약에 누가 저 집을 싸게 주겠다라고 한다면, 앵커는 사시겠습니까?

<앵커>

흉가잖아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자>

그렇죠? 보통 흉가라면 이렇게 앵커처럼 기피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요즘 미국에서는요.

저런 흉가라도 없어서 못살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저 집은 최근에 올라온 물건이었는데요.

시세가 10만달러, 우리 돈으로 1억원 가량 더 싸다는 이유로 ‘인기매물’이 됐다고 합니다.

집값이 끝을 모르고 오르다 보니, ‘차라리 흉가를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서 수리해 쓰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미국도 지금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잖아요.

한국은 이런 것도 다른나라보다 빨랐습니다.

<기자>

‘S&P 케이스실러 지수’라는 자료를 갖고 와봤습니다.

미국의 주택가격지수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로 꼽히는데요.

3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대비 13.2% 올라 2005년 12월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미국의 주택가격이 1년새 급격하게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건 미국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56개국의 올해 집값 상승률을 살펴봤더니, 14년여 만에 최고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전세계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건 역시 유동성 때문이겠죠?

<기자>

그런 부분도 있는데 거기에 더해서 수급불균형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거죠.

지금은 물론 상황이 많이 나아졌습니다만, 코로나 초기때를 떠올려보면 대부분 외출을 피하고 집 안에 머무려는 사람들이 많았죠.

여기에 저금리 기조로 인해 보다 싼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더해지면서 집에 대한 수요가 과거에 비해서 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집을 짓거나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코로나 타격을 받으면서 활동을 일시 중단했었습니다.

집 짓는 데 필요한 철근, 콘크리트, 목재, 인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다보니 집 전체 공급량도 자연스럽게 줄었겠죠.

결국 이런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집값이 급격한 상승세를 탔던 겁니다.

<앵커>

유동성도 어떻게 보면 코로나 때문에 더 폭발한 거니까, 집값 상승 뒤엔 코로나가 있었다 이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최근 들어 금리인상 시그널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기 시작하면서 ‘제2의 서브프라임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던, 그리고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를 예언하기도 했던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집값이 이렇게 높은 적이 없었다”면서 “지금의 집값 상황은 2003년을 연상하게 한다”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다가 2005년부터 점점 빠지기 시작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어졌는데,

당시 집값이 빠지기 2년 전의 상황과 지금이 닮아있다라는 겁니다.

<앵커>

그때는 저신용자한테 담보대출을 과도하게 퍼줬던 게 문제였던 건데 그때와는 상황이 조금 다른 측면도 있죠?

<기자>

네 물론 여기에 반박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때보다 채무자들의 신용등급이 더 높아졌고요.

또 투기자보다는 실수요자가 많다는 게 대표적인 이유인데요.

어쨌든 지금의 과도한 집값 상승 분위기에는 분명 경계할 필요가 있어보인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또 미국 연준 파월 의장이 현지시간으로 22일 “물가우려에 따른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없다”라고 발언했잖아요.

역시 금리인상에 따른 부수적인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금리가 떨어질 때는 레버리지 투자라는 게 권장이 되지만 금리 인상기에는 감당할 수 없는 부채가 독이 된다는 걸 우리 시청자분들도 잘 아실거라 믿습니다.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