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조한 기술주 흐름, 지속 가능할까?

입력 2021-06-21 08:09
수정 2021-06-21 08:09
○ 오기석 홍콩법인장 /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Q. 지난주 다양한 이슈들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는 FOMC 회의 결과와 점도표였죠. 먼저 시장의 반응부터 정리해주시겠어요?

A. 요즘 시장은 난이도가 정말 많이 올라갔다고 느끼고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는, <U>일반적으로 A가 발생하면 B라는 결과가 나온다는 직선적인 인과관계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U>. 점점 다양하게 얽히고 설킨 투자현상 중에서 그때 그때 시장(지금은 집단지성이라고 보아도 되겠죠)이 더 무게감을 주는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지난 1주일간 미국 주요 지수의 변화만 보더라도 오히려 경기민감 대형주들인 다우지수는 4% 가까이 하락하고 나스닥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U>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발생에 일반적으로 약하다고 하는 나스닥이 이렇게 견조한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U>입니다.

그래프> 美 3대 지수 최근 1주일 흐름





Q. 특히 지난주 금요일이었죠.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였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내년 금리인상을 얘기했는데, 기술주가 왜 상승하는 걸까요?

A. 지금 인플레이션 상승, 테이퍼링 및 채권금리 인상 시기의 조기 단축 등의 불안감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최근 지속적으로 15~16선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U>VIX의 경우도 지난주 금요일 기준으로 20을 상회</U>하며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이 상승했던 것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래프> 최근 6개월 VIX지수 추이



지난 6개월 동안만 본다면 약 2개월에 한 번 정도 VIX가 "인플레이션", "테이퍼링", "조기금리인상" 과 맞물려 위어오르는 모습이 보였고, 이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경기 회복과 함께 벌어졌었던 장단기 금리차가 최근 들어 축소되면서 경기 회복 속도의 둔화, 이건 현재 둔화가 일어 난다는 것이 아니구요.

<U>지금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경기 회복이 일어나고 있지만, 미래에는 오히려 반대로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지 않느냐에 대한 선반영이 지금 나타나는 상황</U>에서, 미국 주요 은행들의 실적 관련 예상보다 부정적인 컨퍼런스 콜이 일어나며, 올해 연초 이후 시장을 주도했었던 가치주, 광업주, 경기민감 섹터 등이 단기적으로 충격에 노출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반면 <U>기술주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실적, 이익 증가율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견조한 모습</U>을 보여 주고 있네요.

Q. 인플레이션, 테이퍼링, 조기 금리인상 등 같은 원인이라고 하더라도 시장의 반응이 매번 달라지는 것이 그만큼 시장이 복잡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렇다면 지금부터 당분간 기술주의 상승은 기대해도 될까요?

A. <U>결국은 가격 - 밸류에이션의 문제</U>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초에는 상대적으로 기술주들이 너무 많이 상승했었기 때문에 시장의 불안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술주들이 타격을 받았고, 지금의 경우는 나머지 경제활동 재개 테마, 혹은 컨택트 관련 주식들의 상승폭이 높았기 때문에

<U>단기적으로 오버슈팅, 혹은 과평가 되어있던 종목들이 타격</U>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U>기술주의 경우는 지금 상대적으로 안전한 구간</U>이라고 생각하구요.

여기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것은 <U>단기적으로 이러한 기술주의 선호를 지원해줄 수 있는 현상</U>이 있다는 건데요.

<U>밈(Meme) 주식 관련한 개인투자자들의 선호가 어쩌면 조금 더 지속되는 현상이 될 가능성</U>이 있다는 점입니다.

Q. 국내의 서학개미들도 밈(meme) 주식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강한 것으로 확인이 되는데, 그럼 이러한 현상이 단기적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A. 지난 1주일간 <U>서학개미 투자자의 최대 투자 종목들을 보면 상위 5종목 중에서 2개 종목이 밈 주식 관련 종목</U>들입니다

서학개미 투자자 거래 종목 TOP5



올해 2월에는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집결'이었다 라고 본다면,

지금은 조금 더 범위가 넓어져서 <U>개인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종목들의 급등세가 자주 확인</U>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투자에 있어서, 기업의 본질 가치, 매크로 등을 보고 판단을 했다면 지금 MZ세대, <U>2030세대의 경우는 거기에 더해서 본인들이 "좋아하는"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U>을 보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밈 주식이 공매도의 공격을 받았던 종목들로만 한정을 했었다면, 지금은 개인 투자자들이 말그대로 좋아하는, "좋아하면 밈 주식"이라는 느낌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이렇게 보면 국내, 국외의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술주의 경우 지지층을 바탕으로 견조한 흐름을 기대해 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내에서 카카오 주식이 이렇게 많이 상승했던 것도 아주 넓게 본다면 밈주식 현상이라고 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결국은 <U>코로나 19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비중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헤게모니로 전환</U>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