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기석 홍콩법인장 /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Q. 지난주 다양한 이슈들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는 FOMC 회의 결과와 점도표였죠. 먼저 시장의 반응부터 정리해주시겠어요?
A. 요즘 시장은 난이도가 정말 많이 올라갔다고 느끼고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는, 일반적으로 A가 발생하면 B라는 결과가 나온다는 직선적인 인과관계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점점 다양하게 얽히고 설킨 투자현상 중에서 그때 그때 시장(지금은 집단지성이라고 보아도 되겠죠)이 더 무게감을 주는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지난 1주일간 미국 주요 지수의 변화만 보더라도 오히려 경기민감 대형주들인 다우지수는 4% 가까이 하락하고 나스닥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발생에 일반적으로 약하다고 하는 나스닥이 이렇게 견조한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래프> 美 3대 지수 최근 1주일 흐름
Q. 특히 지난주 금요일이었죠.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였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내년 금리인상을 얘기했는데, 기술주가 왜 상승하는 걸까요?
A. 지금 인플레이션 상승, 테이퍼링 및 채권금리 인상 시기의 조기 단축 등의 불안감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최근 지속적으로 15~16선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VIX의 경우도 지난주 금요일 기준으로 20을 상회하며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이 상승했던 것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래프> 최근 6개월 VIX지수 추이
지난 6개월 동안만 본다면 약 2개월에 한 번 정도 VIX가 "인플레이션", "테이퍼링", "조기금리인상" 과 맞물려 위어오르는 모습이 보였고, 이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경기 회복과 함께 벌어졌었던 장단기 금리차가 최근 들어 축소되면서 경기 회복 속도의 둔화, 이건 현재 둔화가 일어 난다는 것이 아니구요.
지금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경기 회복이 일어나고 있지만, 미래에는 오히려 반대로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지 않느냐에 대한 선반영이 지금 나타나는 상황에서, 미국 주요 은행들의 실적 관련 예상보다 부정적인 컨퍼런스 콜이 일어나며, 올해 연초 이후 시장을 주도했었던 가치주, 광업주, 경기민감 섹터 등이 단기적으로 충격에 노출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반면 기술주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실적, 이익 증가율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견조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네요.
Q. 인플레이션, 테이퍼링, 조기 금리인상 등 같은 원인이라고 하더라도 시장의 반응이 매번 달라지는 것이 그만큼 시장이 복잡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렇다면 지금부터 당분간 기술주의 상승은 기대해도 될까요?
A. 결국은 가격 - 밸류에이션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초에는 상대적으로 기술주들이 너무 많이 상승했었기 때문에 시장의 불안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술주들이 타격을 받았고, 지금의 경우는 나머지 경제활동 재개 테마, 혹은 컨택트 관련 주식들의 상승폭이 높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오버슈팅, 혹은 과평가 되어있던 종목들이 타격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주의 경우는 지금 상대적으로 안전한 구간이라고 생각하구요.
여기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것은 단기적으로 이러한 기술주의 선호를 지원해줄 수 있는 현상이 있다는 건데요.
밈(Meme) 주식 관련한 개인투자자들의 선호가 어쩌면 조금 더 지속되는 현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Q. 국내의 서학개미들도 밈(meme) 주식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강한 것으로 확인이 되는데, 그럼 이러한 현상이 단기적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A. 지난 1주일간 서학개미 투자자의 최대 투자 종목들을 보면 상위 5종목 중에서 2개 종목이 밈 주식 관련 종목들입니다
서학개미 투자자 거래 종목 TOP5
올해 2월에는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집결'이었다 라고 본다면,
지금은 조금 더 범위가 넓어져서 개인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종목들의 급등세가 자주 확인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투자에 있어서, 기업의 본질 가치, 매크로 등을 보고 판단을 했다면 지금 MZ세대, 2030세대의 경우는 거기에 더해서 본인들이 "좋아하는"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밈 주식이 공매도의 공격을 받았던 종목들로만 한정을 했었다면, 지금은 개인 투자자들이 말그대로 좋아하는, "좋아하면 밈 주식"이라는 느낌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이렇게 보면 국내, 국외의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술주의 경우 지지층을 바탕으로 견조한 흐름을 기대해 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내에서 카카오 주식이 이렇게 많이 상승했던 것도 아주 넓게 본다면 밈주식 현상이라고 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결국은 코로나 19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비중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헤게모니로 전환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