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닮은 남성이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엎드려 고개를 숙인 채 사죄하는 메시지를 담은 청동상(일명 아베사죄상)을 지난해 선보인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 원장이 두 조형물의 일본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강원도 평창발 기사에서 김 원장이 두 조형물의 도쿄 전시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면서, 다만 일본 내 후원자를 찾고 있는 단계여서 실현될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2019'에서 일본 우익의 반발과 항의로 전시가 중단됐던 '평화의 소녀상'을 도쿄 등지에서 재전시하는 계획이 추진되는 것을 보고 이 작품의 일본 전시를 생각했다고 한다.
김 원장은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거나 시위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예술작품 전시를 통해 한일 간 입장이 다른 역사 문제를 극복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의 조형물이 아베 전 총리를 닮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베 씨만을 특정해 만든 것이 아니었다"면서 일본 내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전시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김 원장이 일본 내 후원자를 찾게 되면 평창 식물원에 있는 두 개 조형물을 도쿄로 운반할 계획이고, 도쿄 전시가 성사되면 다른 지역에서 전시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영원한 속죄'라는 작품명이 붙은 두 조형물이 공식 제막을 앞두고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사실이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관방장관이던 스가 총리는 "(한 나라 행정수반이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것을 묘사하는) 그런 것은 국제 의례상 허용되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