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 이마트가 단일 후보로 남았지만 공식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신세계 내부서도 인수가격을 둘러싼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놓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네이버도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미국 이베이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방식과 지분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공식적으로 인수에서 발을 뺀 상황에서 이베이-신세계의 주식매매계약서(SPA) 사인은 이르면 다음 주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통상 단독협상자로 통보를 받은 뒤엔 수일~일주일 내에 SPA를 체결한다"며 "중도 포기하면 적지 않은 패널티 등을 물어야 하는 만큼 신세계에서도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트 측은 지난 16일 이베이 본사 이사회 종료 후 사흘째 "이베이 본사로부터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증권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자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풍문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베이 본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류가 흐르는 이유는 우선 '높은 입찰가', 여기에 네이버의 인수 참여 방식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단 점에서 비롯된다. 본입찰에 앞서 신세계와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손을 잡았다. 네이버가 인수가의 20%를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이버가 이번 인수전에 부정적이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약 3조5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지분 100% 인수를 기준으로 약 2조원대 후반으로 입찰가를 써 낸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와 신세계가 각각 제시한 매각가가 1조원 가까이 차이가 나며 신세계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와 컨소시엄은 이뤘지만 투자 규모와 방식 역시 최종 확정짓지 못하며 내부서도 혼선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또한 '이베이코리아 인수 추진 보도'에 관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입찰 절차에 참여한 바 있으나, 본 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며 참여방식 또는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베이가 입찰 과정에서 신세계와 롯데 양사 모두에 더 높은 가격을 요구했고, 롯데는 추가적인 자금 부담은 무리라고 판단해 경쟁을 포기한 반면 신세계는 과감한 베팅으로 승부수를 던졌을 것"이라며 "롯데의 입찰 포기로 신세계로서는 '우리만 너무 비싸게 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빠지고 신세계만 인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지분을 맞교환하며 동맹을 맺었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는 입장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초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영역이 겹치는데다 이베이가 제시한 5조원이라는 가격도 비싸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는 네이버가 불참하게 되면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남기고 나머지를 신세계가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