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직장을 떠나는 미국 근로자 비율이 올해 4월 기준 2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7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경기 회복세로 구직자들의 이직에 대한 자신감이 늘었으며 코로나 여파로 근무 환경이 바뀐 영향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전체 근로자 중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비율이 2.7%(395만2천명)에 달했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 1.6%(210만7천명)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숙박·외식업과 유통업의 퇴사율은 각각 5.6%, 4.3%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 경기 회복세에 이직 자신감 ↑
CNBC는 "높은 퇴사율은 더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구직자들의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구직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내 고용주들은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여름을 맞아 인력 충원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 4월 구인 건수는 930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본인이 정말로 원하던 진로를 찾아가는 사람도 늘었다는 평가다.
야후 파이낸스는 26세 자메이카 블레어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 4월 교사직을 그만뒀다. 낮은 임금, 부족한 인력, 코로나로 사기가 많이 저하된 상태였다. 오래전부터 꿈꾸던 요리사 직종에 도전하기로 했다.
● 코로나 재택 근무 영향
코로나가 만든 재택 문화가 퇴사·이직률을 높였다.
WJS는 팬데믹 이후 취직한 신입사원들의 이직률이 특히 높다고 분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재택근무로 집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동료 직원들을 만나본 적 없어 소속감이 떨어져 쉽게 직장을 옮긴다는 얘기다.
● '퇴사 물결' 가속화 전망
전문가들은 미국 근로자들의 높은 퇴사율이 새로운 노동 트렌드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퇴사 물결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구직사이트 지프리크루터(ZipRecruiter)의 줄리아 폴락 이코노미스트는 야후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최소 여름 내내 높은 퇴사율이 이어질 것"이라며 "고용주들이 근로자를 데려오려고 경쟁하는 한 구직자들은 더 흥미롭고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이 지난 3월 직장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분의 1이 조만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볼 계획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