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건설업 최저임금제 전면 재검토 필요"

입력 2021-06-18 09:28
수정 2021-06-18 10:06


대한건설협회(회장 김상수)를 비롯한 건설업계 6개 단체는 일자리위원회와 관계부처가 건설업 최저임금제(적정임금제) 도입방안을 확정한 데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그동안 건설업계는 건설업 최저임금제가 지니고 있는 근본적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건설노조의 의견을 중심으로 세부 시행방안을 논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제도적 보완 없이 건설산업에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제도의 도입방안이 구체화됨에 따라 건설업계의 우려와 불만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는 건설업 최저임금제가 시장경제와는 맞지 않는 제도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건설업 최저임금제는 작업조건, 경력, 숙련도 등에 따라 결정돼야 하는 임금수준을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며 "건설근로자의 임금이 타 산업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건설업 최저임금제 도입 시 다른 산업에서도 산업별 최저임금제 도입 요구가 빗발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임시일용직 월평균임금은 건설업이 건설업 217만 4,701원(월평균 99.6시간), 제조업 174만 9,566원(월평균 111.5시간)이다.

그리고 건설업계는 다단계 생산구조로 인해 노무비가 삭감된다는 주장이 건설근로자의 임금 지급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건설현장에서의 노무비 절감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노무량을 절감하는 것이지 개별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건설근로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건설노동시장의 특성상 일방적 임금삭감이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 않으며, '임금직접지급제' 등이 도입돼 이미 제도적으로도 임금 삭감 방지 장치가 완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건설업계는 이번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청년 일자리 확보 정책과도 엇박자가 나는 제도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발주자로부터 제한된 노무비를 지급받아 모든 근로자에게 중간임금 수준 이상으로 지급하도록 할 경우, 건설업계는 생산성을 고려해 청년인력 등 미숙련·신규근로자의 고용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로 인해 건설현장의 청년인력 유입은커녕 오히려 건설근로자의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입낙찰제도의 근본적 개선 없이는 노무비 상승분이 고스란히 기업에게 전가돼 건설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업계가 제도 도입을 문제시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이 경우 기업이 적은 인력을 활용하면서 근로 강도를 높이거나 안전관리에 대한 투자를 축소할 수 있어,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건설현장 안전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높다.

6개 건설 단체는 "과거 건설업 최저임금제를 도입했던 미국도 과도한 공사비 증가, 일자리 감소 등 문제로 많은 주가 제도를 폐지하거나 적용 대상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설업 최저임금제가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제도인 만큼 정부와 국회가 건설업계의 의견에 조금 더 귀 기울여 제도 도입을 재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