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경제] 반도체 패권 전쟁…TSMC와 손잡은 日, 깊어지는 韓의 고민

입력 2021-06-16 16:43


● 출연 :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진행 : 이종우 앵커 (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Q. 반도체 업황 '슈퍼사이클' 유효한가?

= 슈퍼사이클은 단기간보다 장기간의 흐름을 봐야 합니다. 반도체는 2017, 2018년에 초호황기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에 조금 낮아지면서 슈퍼사이클이 끊긴 게 아니냐, 초호황이 멈췄다고 했는데, 슈퍼 사이클은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반도체 수출 실적이나 모든 걸 감안할 때 2015, 2016년부터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고 2017년부터 확실하게 가파른 상승을 했습니다. 2019년에 어느 정도 수출이 감소를 했다지만 역대 수출 기록을 봤을 때는 그렇게 감소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승 기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예년 평균 이상은 지금 계속 가고 있으니까 슈퍼사이클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韓 반도체 장비업계 경쟁력과 전망은?

= 경쟁력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반도체는 500~600 과정의 공정을 거쳐 제품이 나오고 큰 공정들만 해도 과정이 10개 이상으로 나눠집니다. 10개의 공정마다 들어가는 장비가 다 다르고 그 장비를 만들 수 있냐 없냐가 아예 다르기 때문에 경쟁력을 어디와 비교를 해야 될지 모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광장비, ASML에서 만드는 EUV도 노광장비 중에 하나인데 그 장비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가 아예 생산을 못해요. 물론 후공정으로 가면서 식각이나 증착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장비도 어느 정도 만들어지고 투입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우리나라 장비의 국산화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 슈퍼사이클이 이어져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판매가 많아지면 당연히 생산을 많이 해야하고, 장비가 많이 들어가야 하죠. 슈퍼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반도체 장비는 같이 성장할 겁니다. 그렇다면 경쟁력 때문에 우리가 혹시 밀리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생산이 불가능한 부분은 어쩔 수 없거든요. 우리나라는 처음에 중소기업으로 시작해서 소재, 장비 업체들이 아직도 영세하다는 인식들을 가지고 계신데 사실 장비 업체 중에서는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기업들의 경쟁력은 그 분야에서는 상당히 높아져있는 상태고, 슈퍼사이클에 따라서 반도체 장비 업체들도 같이 성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한화,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반도체 장비 사업 추진한다?

= 지금까지는 반도체 중소 업체들이 커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중소기업들이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이 아직도 나눠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장비 개발업체를 지난 번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고, 시제품을 만들고, 납품하기까지는 약 800억 정도의 투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일 년 매출을 다 합쳐도 800억이 안 나오는데 스스로 장비를 개발하기가 힘들다는 말이죠. 결국은 이제 대기업,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로부터 자금과 기술 지원을 받아서 장비를 만들게 됩니다. 지원을 받아서 만든 장비 같은 경우는 당연히 그 기업에 납품하는 흐름으로 가기 때문에 다음에 똑같은 장비를 2,3대 만들었을 때 판매처가 고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화 같은 대기업이 직접 금액을 투자를 해서 장비를 만든다면 자금의 구속력으로부터 벗어나게 될 겁니다.

= 두 번째는 한화그룹이 반도체 소재쪽 화학 물질에 이미 많이 납품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들어가는 소재에 대한 기술, 공정에서 그 부분 만큼은 한화그룹에서도 어느정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거죠. 그 기술을 스스로 만들어서 납품을 한다면 경쟁력도 좋아질 것입니다. 다만 그 부분에 우리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다면 한화가 눈을 조금 돌려서 우리 중소기업과는 경쟁하지 않고 대기업다운 모습으로 장비를 개발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Q. D램 가격이 3분기 13%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는데?

= D램 가격이 13% 오를 수 있다는 부분은 D램 익스체인지에서 고정가격을 말합니다. 그 고정가격이란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등 기업과 기업 간에 거래의 가격을 말합니다. 그 부분이 13% 상승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실질적인 현물 가격은 그렇게 많이 오르지는 않았고요. 기업들이 반도체 부족 현상을 대비해서 재고를 축적하기 위해서 D램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는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실제적으로 그렇게 높은 폭의 상승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마이크론, 일본·대만과 협력 강화...韓 필요한 대응은?

= 마이크론을 말씀드리면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서 3위를 하는 기업입니다. 이번에 삼성전자에 앞서서 최첨단 기술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가 추월을 당하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들도 많이 하시는데요. 당장 최신 기술을 개발한 것과 시장에서 얼마나 팔리고 또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는가는 다른 얘기입니다. 그건 더 지켜봐야 합니다.

Q. TSMC, 美이어 日에 대규모 공장 검토한다?

= 일본과 대만이 손을 잡고 TSMC가 일본에 투자한다고 하는데요, 일본 같은 경우는 전에 우리에 앞선 반도체 선진국이었죠. 그런데 시장 조사를 잘 못하고 시장에 맞지 않는 제품이 나오는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지금은 반도체 제조 자체를 거의 하지 않고 시스템 반도체를 일부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반도체를 부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디지털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일본 경산성에서도 얘기를 하고 지원을 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구마모토현 지진 얘기도 있지만 지진 때문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우리나라나 미국에 짓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대만도 지진이 있기 때문에 TSMC가 대만에 공장을 지을 때는 진도8까지 견디는 공장을 짓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이미 진도9 지진까지 온 적이 있기 때문에 제조 공장을 지을 때 막대한 돈이 필요할 겁니다. 그러면 그만큼 투자를 하면서 회수를 할 수 있느냐 그 부분을 좀 더 많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TSMC는 파운드리라는 특이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발전을 시켰습니다. 반도체 산업이 변하면서 중요성이 높아졌고, 그러면서 TSMC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산업 자체가 반도체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더 커졌고요. TSMC가 미국이나 일본과 열심히 동맹을 맺으면서 외국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데에는 대만과 중국 관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TSMC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만에서 확장하는 것보다 외국으로 나가야 되는 상황입니다.

Q. 美·中 서로 반도체 굴기 선언...韓 반도체 위기일까 기회일까?

= 각국에서 발표하고 있는 내용이 그대로 진행이 된다면 반도체 공장이 지금에서 1.5에서 2배까지 늘어날 것이고, 공급과잉으로 반도체 가격은 떨어져서 우리에게 위기 상황이 될 겁니다. 각국들이 반도체를 만들고자 하는 목적을 봤을 때는 반도체를 만들어서 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급률 20%라는 식으로 국내 기업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수요가 늘어날 건 확실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시장을 보면 됩니다. 또 하나 생각해보세요, 지금 강조되는 부분이 파운드리고 대부분이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런 공급과잉 속에서도 경쟁을 빗겨나갈 수 있는 상황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Q. 반도체 M&A에 훼방놓는 中...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에 불똥튈까?

= 8개국에서 독과점 관련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이미 4개국에서 승인이 났습니다. 아직 중국과 영국, 싱가포르, 브라질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 중국이 가장 걱정이 됩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을 하고 2010년대 초반 반도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 글로벌 M&A를 많이 추진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그 중 대부분을 견제를 해서 대부분 무산이 됐습니다. 자기들이 기술을 습득하지 못했는데 다른 국가와 이런 M&A가 진행되는 것을 용인 못하겠다, 이런 기조가 이어지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중국이 미국 기업 중심으로 유럽 기업도 견제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승인을 내줘야 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 될 겁니다. 그런데 SK하이닉스는 이미 중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중국에 투자를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중국이 예전에 미국 기업들한테 견제하고 몽니를 부렸듯 SK에도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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