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 날이 돌아온다
<앵커>
다음 키워드는 '빨간 날이 돌아온다' 입니다.
빨간 날이라고 하면 쉬는 날 얘기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네. 올해는 유독 주말과 공휴일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워하시는 분들 많았죠.
하반기에만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까지 무려 4일이 주말과 겹치는데 오늘 국회에서 대체공휴일법을 이달에 처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가 G7에 2년 연속으로 초대 받을 만큼 선진국이지만,
여전히 노동자 근로시간은 OECD 가운데 두번째로 길다며 휴식권을 보장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근로자들이라면 상당히 환영할 만한 얘기인데 이 법이 어떤 내용인가요? 지금도 대체공휴일은 있잖아요.
<기자>
말 그대로 공휴일을 대체한다는 건데 일요일이나 주 5일제 근무 사업장의 토요일과 겹칠 경우 다음 날을 쉬도록 하는 거죠.
현재는 추석이나 설, 어린이날에만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이 확대 시행되는 경우에는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도 대체공휴일로 추가로 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앵커>
휴일이 늘어나면 그만큼 소비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겠죠?
<기자>
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휴일은 광복절을 대신해 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하루 소비지출이 2조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로써 경제 전체에 미치는 생산 유발액은 4조 2,00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1조 6,300억원으로 분석했고요.
부가가치가 늘어난다는 말은 국내총생산, 그러니까 GDP가 증가한다는 것과 같은데,
지난해 GDP 기준 경제 성장률을 0.085%포인트 정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임시공휴일로 고용이 3만 6,000명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결정해서 소비를 계획할 시간적 여유를 줘야한다고도 조언했죠.
<앵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은 하루라도 더 쉴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환영의 목소리가 있는 반면 '휴일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공무원이나 공공부문 근로자는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민간부문의 근로자는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도록 의무화 했지만,
근로자 5인 미만인 사업장의 경우에는 아예 적용이 되지 않고 있죠.
또 일용직 근로자들에게는 공휴일 수 증가가 오히려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말을 들으면 왜 대한민국 청년들이 공무원에 열광하는지 이해가 갑니다.
해외에서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기자>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공휴일 요일 지정제'를 시행합니다.
법정공휴일을 정해진 날짜가 아니라 요일로 휴일로 정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우리나라도 2011년에 도입을 검토하기는 했지만 기념일의 제정 취지나 의미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에 결국 무산됐죠.
그래서 해외에서는 역사나 종교, 문화적으로 날짜 자체가 중요한 경우에는 공휴일을 날짜로 지정하고요.
날짜의 상징성이 낮으면 요일로 지정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