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건물붕괴 사고로 숨진 60대 여성이 아들의 생일을 맞아 시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9일(64·여) A씨는 생일인 아들을 위해 미역국을 끓여놓고 일터로 향한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A씨는 혹여나 아들이 끓여놓은 미역국을 보지 못할까 봐 다시 전화를 걸어 "미역국을 챙겨 먹으라"던 인자하고 자상한 어머니였다.
A씨의 두 아들은 그 전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홀로 두 아들을 키워낸 A씨는 2년 전 고생 끝에 법원 앞에 작은 곰탕집을 차렸다. '코로나19'여파로 손님이 줄어든 탓에 A씨는 평소 점심 장사를 마치면 집으로 돌아왔다.
사고 당일인 전날 아들의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점심 장사를 마치고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시장에 들렀다 온 탓에 평소엔 타지 않던 버스를 탔던 게 화근이었다.
집 앞 정류장까지 두 정거장을 남겨놓은 곳에서 A씨가 타고 있던 버스는 잠시 정차 중 그 옆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해 매몰됐다.
사고 직후 SNS를 통해 먼저 붕괴 소식을 접한 아들 B씨는 어머니가 사고 버스에 타고 있다는 형님의 전화에 할 말을 잃었다.
타지역에 살고 있던 B씨는 지난주 주말 어머니를 뵈러 왔다가 간 게 마지막 순간이 돼버렸다.
B씨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밥을 먹고 가라"는 말을 뿌리치고 그냥 돌아왔던 게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며 "철거 당시 차량까지 안전하게 통제를 해줬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