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1호 상장사 제주맥주가 하반기 흑맥주를 선보인다. 현재 시판 중인 밀맥주 외에도 니치마켓인 흑맥주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목표다.
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올해 하반기 흑맥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제주 거멍에일'이라는 이름으로 상표권도 출원했다. 거멍은 '검다'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제주맥주는 지역 영세 양조장을 기반으로 하는 수제맥주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지난 2017년 '제주 위트에일'을 시작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콘텐츠로 수제맥주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판매 매출 335억 원을 달성하며 연평균 148%의 성장률을 보였고, 수제맥주 시장 점유율도 28.4%로 지난 2017년(5.1%) 대비 크게 확대됐다.
현재 시판 중인 제품으로는 제주 감귤 껍질을 첨가한 밀맥주 '제주 위트에일'과 '제주 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 등이 있다. 모두 수제맥주 최초로 전국 5대 편의점에 입점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스코틀랜드 220년 전통의 위스키 브랜드 하이랜드파크와 협업한 '배럴시리즈', 현대카드와 공동으로 개발한 '아워에일' 등 컬래버레이션 제품도 활발히 내놨다.
제주맥주의 흑맥주 출시는 현재 밀맥주에 편중된 제품군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흑맥주는 수제맥주 중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니치 상품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스퀴즈브루어리와 편의점 CU가 손잡고 내놓은 '말표 흑맥주'가 출시 3일 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캔이 완판되고, 지난해 말 기준 150만캔이 팔려나가는 등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상황은 달라졌다.
특히 에일 맥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제주맥주의 특성상 기존 흑맥주와는 다른 독특한 맛이 예상된다. 흑맥주 역시 밝은 색 맥주와 마찬가지로 '라거'와 '에일'로 나뉜다. 라거는 에일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오래 발효한 맥주고, 에일은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짧은 시간 발효한 맥주다. 일반적으로 라거 방식보다 에일 방식의 흑맥주가 향이 다양하고 깊으며, 맛도 조금 더 쓰고 묵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상세 시기는 아직 논의 중이지만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흑맥주 신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