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약국 곳곳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급기야 이런 상황을 악용한 사기꾼까지 등장했다.
스스로를 제약사 영업사원라고 밝힌 인물은 약사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접근해 타이레놀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며 현금을 요구했는데, 대한약사회가 해당 제약사에 확인한 결과 사칭으로 밝혀졌다.
3일 약사회에 따르면 대한약품공업을 사칭한 인물은 다수 약사에 '타이레놀 500㎎ 10정 2천100원 세금계산서 발행', '보건부에서 특별지시사항으로 납품하는 거라 약사 카드로는 결제가 안 됩니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선입금을 유도했다.
대한약품공업은 병원에서 쓰는 수액 등을 유통하는 회사로, 타이레놀을 생산하거나 유통하는 업체가 아니다.
이런 메시지가 약사들 사이에 확산하자 약사회는 대한약품공업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회사로부터 "타이레놀 판매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답을 받았다.
대한약품공업은 약사회에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람들 역시 자사 직원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한약품공업은 이번 사안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약사회는 회원 약사들에게 "타이레놀 품귀 현상을 악용해 대한약품공업 직원을 사칭한 '타이레놀 현금구매' 사기에 주의하여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약사회 관계자는 "일부 피해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타이레놀 품귀 현상에 따른 사기 행위에 현혹되지 않도록 약사들에 주의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약사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중심으로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굳이 타이레놀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진화하고 있다. 약사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가 70여 개 있다고 강조하며, 약사와 상담해 적정한 해열진통제를 선택해서 복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