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연말까지 보유 회사채 매각…테이퍼링 압박 ↑

입력 2021-06-03 08:10
수정 2021-06-03 09:11
연준, 코로나로 지난해부터 회사채·ETF 사들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들인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조만간 팔 예정이라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채권 매입을 줄이는 이른바 테이퍼링 논의를 곧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같은 회사채 매도 결정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연준 관계자는 이를 재무부를 통해 연말까지 모두 시장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팬데믹 이후 이른바 '2차 시장(세컨더리 마켓) 기업신용 기구(SMCCF)'를 통해 회사채를 사들여왔다. 이는 코로나19로 회사채 금리가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연준이 설치한 특수목적기구다. 세컨더리 마켓은 유통시장을 의미하고, SMCCF는 유통 시장의 회사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창구 역할을 한다.

이 SMCCF는 지난 4월30일 기준으로 월풀과 월마트, 비자 등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52억1천만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뱅가드 단기 회사채 ETF와 같은 회사채를 소유한 ETF 지분도 85억6천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7조3천억 달러에 이르는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보유 규모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수준이다. 현재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매달 1200억 달러(약 133조원) 상당의 채권을 사들여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SMCCF는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기 위한 연준의 방책이었다. 당시 주식과 채권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불확실성이 커지며 이에 따른 경제 봉쇄로 크게 휘청거렸다.

이 때 연준이 SMCCF를 비롯한 통 큰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시장 불안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SMCCF가 가진 회사채 규모는 142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SMCCF가 지난해 시장 기능 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대규모 고용주들의 신용을 확보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고용도 촉진했다"며 평가했다.

이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이고 질서정연하게 채권과 ETF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MCCF를 관리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회사채 매각을 앞두고 조만간 구체적인 세부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