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은행 부실채권비율 0.62% '역대 최저'…"코로나 대출연장 착시 효과"

입력 2021-06-02 12:00
기업·가계여신 부실비율 모두 하락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돼 떼일 위험이 있는 대출금)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금융당국의 코로나19 대출 만기와 이자상환 유예 연장 결정에 따라 부실채권비율이 과소평가된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62%로 전분기 말(0.64%) 보다 0.02%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 1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은 13조8천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천억원 감소했다.

이 중 기업여신이 11조9천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대부분(86.6%)을 차지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37.3%로 전 분기말(138.3%) 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부실위험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백분률로, 100% 이상 유지되면 자산건전성을 확보했다고 평가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말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 은행들이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한 만큼 지난 1분기에는 적립률이 다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38.8%로 전년 말 대비 26.7%포인트나 개선된 바 있다.

올해 1분기 중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2조5천억원으로 전분기(3조1천억원) 보다 8천억원 감소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은 1조8천억원으로 전 분기(2조6천억원) 대비 7천억원 줄었고,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6천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슷했다.

1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2조7천억원으로 전분기(3조4천억원) 대비 7천억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일반적으로 4분기(연말)에 은행들의 부실채권 정리가 활발해지면서 그 규모가 증가했다가 1분기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0.89%)은 전분기말(0.92%) 대비 0.03%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여신(1.18%)과 중소기업여신은 전분기 말 보다 각각 0.06%포인트, 0.0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0.20%)도 전분기말(0.21%)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0.15%)은 0.01%포인트, 기타 신용대출(0.30%)은 0.03%포인트 하락했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0.97%)은 전분기말(0.98%)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4조원, 부실채권 비율은 0.32%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이 1조원(부실채권비율 0.36%)으로 가장 큰 규모였고, KB국민은행(0.29%)과 하나은행(0.34%)이 9천억원, 우리은행은 8천억원(0.3%) 등이었다.

지방은행의 부실채권은 1조1천억원(0.64%), 특수은행은 8조6천억원(1.08%), 인터넷은행은 1천억원(0.31%)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