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장의 중심축이었던 기술주들이 최근 흔들리면서 '돈나무 누나(언니)' 캐시 우드에 등돌리는 기관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공시서류에 따르면 블랙스톤 그룹 산하의 헤지펀드와 발리야스니 자산운용 등 20여 개의 기관 투자자들이 1분기 동안 우드가 운용하는 간판 상품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 주식 풋옵션을 매수했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아크 ETF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이다.
올 초부터 시장 무게 중심이 기술주에서 경기순환주로 이동하면서 우드가 운용하는 ETF들이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도 우드를 손절매하고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보통 기관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막으려고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위해 일정 풋옵션을 사들이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앞서 기술주 중심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단시간 내에 급성장했다. ETF로 흘러들어온 자금 규모는 2019년 말 19억 달러에서 지난 2월 중순 280억 달러로 15배 가까이 올랐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뉴욕 푸라비다 인베스트먼츠의 대표인 에프렘 카멘은 "아크 이노베이션 펀드는 지난해와 올해 초에 걸쳐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면서도 "그러나 이 ETF로의 자금 흐름 수준은 극단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많은 자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이 자본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RKK는 지난해 테슬라와 줌 등 투자에 힘입어 153%의 수익률을 거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은행이나 광산 같은 인플레에서 이익을 보는 경기순환주로 갈아타면서 지난 2월 중순부터 ARKK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ARKK 주가는 지난 2월12일 고점 대비 29% 급락한 상태다.
반면 대표 기술주 ETF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 주가는 같은 기간 0.7%의 낙폭에 불과했다. QQQ는 나스닥100 지수를 따르는 대표적인 대형 성장주 집중 펀드다.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파생상품 전략 공동 책임자인 크리스 머피는 "올해 들어 높은 이익을 지키고 싶다면 효과적인 전략으로" ARKK 풋옵션 매수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