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 공연 등 문화생활에 제약이 커지면서 값비싼 명품 구매로 스트레스를 푸는 '보복소비 문화'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트랜드에 발맞춰 카드사들도 프리미엄 혜택을 주는 'VIP 카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연회비가 일반 카드에 비싼 편이지만, 그 만큼 백화점 등 명품소비 분야에서 높은 혜택을 주는 카드가 보복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기준 전체카드 승인금액은 223조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7% 증가했다. 그 중 소비자의 소비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도매 및 소매업에서 18.8%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면세점 명품 수요가 백화점에 몰린 탓에 백화점 매출의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지난 달 백화점 3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4.5% 증가했다. 그 중 명품 매출은 57.5%나 늘었다.
◆ 현대카드, MZ세대 겨냥 프리미엄카드 선보여
이 같은 보복소비 문화가 이어지자, 카드사들도 VIP카드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위한 맞춤 프리미엄 서비스에 공을 드리는 모양새다. 현대카드는 새로운 컬러의 프리미엄 카드인 현대카드 'the Pink'를 출시했다.
국내 모든 백화점과 주요 프리미엄아울렛, SSG.COM, 롯데ON, 현대Hmall 등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 시 결제금액의 5%를 M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여기에 전국 160여곳의 프리미엄 레스토랑으로 구성된 현대카드 '클럽 고메' 가맹점에서도 5% M포인트 적립 혜택이 제공되는 등 일반 카드보다 적립율이 높다.
연회비는 15만 원으로 일반 카드보다 비싸지만, 이 카드를 최초로 발급받을 때 제공되는 웰컴 바우처와 연간 카드사용 실적에 따라 주어지는 리워드 혜택을 높여 MZ세대의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는 'the Pink'를 최초로 발급 받는 고객들에게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으로 교환하거나 5개 국내 특급호텔과 롯데면세점에서 쓸 수 있는 웰컴 바우처 10만 원권을 증정한다. 또한 연간 1,000만 원 이상 사용한 고객은 다음 해 7만 M포인트 적립과 연회비 7만 원 감면 혜택 중 한 가지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 롯데 플렉스카드, 출시 5개월만에 4,000매 발급
롯데카드가 올해 명품족들을 위해 내놓은 '롯데백화점 Flex(플렉스)카드'는 출시 5개월여 만에 4,000매 가량 발급됐다. 롯데카드에서는 현재까지도 가장 인기있는 카드로 꼽힌다. 롯데백화점 플렉스카드는 할인이 없는 명품 브랜드까지도 적립 혜택을 제공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 내 250여개 해외명품·컨템포러리 매장에서 결제 금액의 7%를 L.POINT(엘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이밖에도 국내외 가맹점에서 결제금액의 0.5%를 적립 한도 없이 L.POINT로 적립해주고, 스트리밍(넷플릭스, 유튜브, 왓챠, 멜론, 지니뮤직) 30% 결제일 할인, 커피(스타벅스, 엔제리너스, 폴바셋, 투썸플레이스) 50% 결제일 할인, 롯데면세점 5~15% 현장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아울러 롯데카드는 최근 글로벌 명품 브랜드 몽블랑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한정판 'Flex(플렉스)카드 몽블랑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 카드는 몽블랑의 설립연도인 1906년을 기념해 1,906장만 한정 발급되며, 카드 뒷면에는 1부터 1,906까지의 고유 리미티드 에디션 넘버가 부여된다.
이 카드 역시 10만 원이라는 비싼 연회비가 들지만, 해당 카드 발급 고객은 패키지 상품에 이름이나 이니셜, 날짜를 새길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해당 서비스 바우처를 소지하고 국내 모든 백화점에 입점된 몽블랑 매장에 방문하면, 엠보싱(레더용) 또는 인그레이빙(필기구용) 서비스 중 1개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플렉스카드 몽블랑 에디션은 롯데백화점나 롯데아울렛 내 몽블랑 매장에서 결제 시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여기에 명품 브랜드 7% 적립과 스트리밍·커피 할인 등 MZ세대 특화 서비스를 담은 '롯데백화점 플렉스 카드' 혜택도 함께 탑재했다.
◆ "MZ세대, 만족감 위해서 망설임 없이 소비"
이처럼 보복 소비 문화의 주축인 MZ세대를 겨냥한 카드 마케팅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카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백화점에서 해외명품 브랜드를 구매한 20~30대 고객의 비중은 30.8%로 전년보다 3.7%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력이 가장 높은 40~50대는 오히려 0.6%p 감소했다.
실제 지난 4월말 기준 롯데백화점 플렉스카드를 발급받은 고객 2명 중 1명이 2030 세대였다. 10만 원 이상의 비싼 연회비에도 남들과 다른 특별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과감하게 카드 발급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로 불리는 2030 세대들은 나의 만족감을 위해서라면 망설임 없이 소비하고, 본인의 소비를 SNS에 공유하는 등 이른바 '플렉스'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가 자신에게 투자하는 소비로 반영되면서, 명품 수요나 특별한 혜택을 주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