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들이 일제히 'V자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업계는 향후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복세가 꺾일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기저 효과에, 자동차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달까지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2.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주요 지역들의 판매량 증가율은 중국이 52.3%를 기록했고 미국과 유럽은 각각 29.1%, 23.1%를 보였다.
특히 미국의 경우 재정부양책 발표와 백신 접종이 확대가 맞물리면서 지난달 자동차 재고가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차 판매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하이브리드 차를 포함해 전기동력차 판매량에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유럽의 경우 올해 1분기에도 2배 가량 증가한 104만6천 대 규모의 전기동력차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이 같은 시장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지에 대해선 물음표라며 우려를 표했다.
올해 1분기에만 30%가 증가하는 등 중국이 차량용 반도체 수입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 데다 나라들마다 전기동력차 보급·지원 정책을 확대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는 협회의 설명이다.
여기에 원유와 철강, 구리 등 원자재 값과 해상운임료 또한 크게 오르면서 V자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는 목소리다.
협회는 특히 국내시장의 경우 지난 넉 달 동안 6.7% 증가하는 등 아직까지 선전하고 있지만 오는 6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30% 감면이 종료되는 등 내수지원책이 줄면서 올 하반기 시장이 주춤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정만기 협회장은 "단기적으로 50인 미만 사업장의 주 52시간 근무를 유예하고 탄력 근로제를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등 생산 유연성을 높이는 한편 내수가 급격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개소세 30% 감면 등 정부가 정책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민관 협력을 통한 고성능 반도체 중심으로 국내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반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