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롯데·포스코·한국조선, 시장규모 100조 '암모니아 동맹'

입력 2021-05-25 09:55
수정 2021-05-25 17:14
현재 암모니아 시장 규모 최소 100조 원
"2050년 글로벌 선박 연료 45% 차지 예상"

단일 국가 기업 간 컨소시엄 체결은 '세계 최초'
美·EU, 탄소 규제 강화 분위기…제조업 당면 과제


급성장이 예상되는 '그린 암모니아'에 대응하기 위해 HMM, 롯데정밀화학,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이 손을 잡는다. 현재 시장만 최소 100조원 규모인데다, 암모니아가 2050년 선박 연료의 45%를 차지할 것이라 전망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우위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HMM, 롯데정밀화학, 롯데글로벌로지스, 포스코 등 총 6개 기관은(이하 컨소시엄) 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내용은 '친환경 선박/해운시장 선도를 위한 그린 암모니아 해상운송 및 벙커링(선박 연료 주입)'으로 25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 호텔에서 협약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최종철 HMM 해사총괄, 정경문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유병옥 포스코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암모니아는 글로벌 탄소 중립 정책에 있어 그린 수소 캐리어 및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물질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각 사는 보유 중인 암모니아 생산, 유통 인프라와 조선/해운 산업에서의 전문 역량을 공유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으로는 한국조선해양에서 암모니아 추진선과 벙커링선 개발을 맡고 한국선급이 인증을 진행한다. HMM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선박을 운영하며, 포스코가 해외에서 생산한 그린 암모니아를 롯데정밀화학이 운송·저장해 벙커링 하는 구조다.



국내 최대의 암모니아 저장시설을 갖춘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유통량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으며, 단일 회사의 구매규모로는 세계 3위 수준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호주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암모니아로 전환 후 국내로 들여오는 수소 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해 그린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영국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기본인증서를 획득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은 새로운 에너지 트렌드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국가' 내 글로벌 수준의 기업들이 그린 암모니아 생산/유통과 선박개발 등 전 밸류체인을 포괄하는 컨소시엄을 체결한 것은 세계 최초다.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유럽 중심 컨소시엄과 싱가폴 중심의 '다국적' 컨소시엄들이 만들어져 관련 표준과 기술 개발에 힘쓰는 상황이다.

미국이 수입품에 탄소 수수료 부과를 검토중이고, 유럽이 탄소국경세 도입을 촉구하는 등 그린에너지로 전환은 제조업 경쟁력을 위한 당면 과제다. 암모니아가 수소를 저장/운송하기 위한 '수소 캐리어'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컨소시엄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HMM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 중 두번째로 '2050년 탄소중립' 중장기 목표를 선언(2030년 CO2 50%감축)하는 등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 의지 및 계획을 표명해 왔다"며 "환경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 및 기관들과 친환경 연료 개발에 앞장 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