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드러낸 마릴린 먼로 8m 동상…美서 논란

입력 2021-05-24 16:14


미국 캘리포니아의 팜스프링스미술관 앞에 설치될 메릴린 먼로 동상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23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기업 PS리조트는 올여름 하순께 팜스프링스미술관 앞 도로변에 전설적인 여배우 메릴린 먼로의 동상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동상은 높이 8m짜리 대형 크기로, 먼로가 1955년 출연한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지하철 환기구 바람에 날리는 흰색 원피스 치맛자락을 두 손으로 잡는 포즈의 작품으로, 조형예술가 J. 슈어드 존슨이 제작했다.

PS리조트 측이 100만달러(약 11억원)에 사들여 팜스프링스미술관 정문 앞에 설치할 이 동상을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 작품이 여성혐오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시선을 담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미술관 정문 앞에 먼로 동상의 엉덩이 부분이 정면으로 보이게 되는 위치 선정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2011년 시카고의 파이오니어 광장에 전시됐을 당시 "성차별적이고 상업적인 전시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조기 철거된 바 있다.

팜스프링스미술관장을 지낸 엘리자베스 암스트롱은 최근 이 작품의 설치를 반대하는 탄원서에 4만1천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는 "여성이 성적 대상물로 취급받았던 과거의 이미지"라면서 "우리는 문화적으로 진보한 도시에서 살고 싶다. 그것이 내가 팜스프링스에 바라는 것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동상 설치에 반대하는 시민단체까지 만들어지면서 철퇴 운동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먼로 상을 팜스프링스미술관 앞 설치를 중단해달라는 이 단체의 가처분신청을 최근 기각했고, 시 측도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