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을 놓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미술관 유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정부가 다음 달 미술관 신설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2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과 관련한 미술관 신설 방침을 결정해 내달 황희 문체부 장관이 직접 발표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이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문화재와 미술품 2만3천여 점을 기증받은 뒤 미술관 신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술계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미술관 신설 지역은 많은 국민이 감상하기를 바라는 기증 정신과 접근성 등을 고려해 수도권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체부는 지자체들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놓고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신설 방향 논의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술관 신설 방식은 미술계에서 요구하는 '국립근대미술관' 신설이 될 것인지, 이건희 컬렉션만 별도로 전시하는 미술관이 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술계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있지만, 국립근대미술관이 없는 기형적 구조를 타개하자며 지난달 29일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주비위를 결성하고 서울 송현동 부지와 정부서울청사 등에 신설을 제안한 바 있다.
주비위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근대미술작품(2천여점)과 삼성가 기증 근대미술품(1천여점) 등을 기반으로 설립하고, 그 안에 '이병철실'과 '이건희실', 상설·기획전시실을 둬 기증의 뜻을 기리자"고 밝혔다.
주비위에는 김종규 국민문화유산신탁 이사장과 신현웅 전 문화관광부 차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윤철규 전 서울옥션 대표, 최열 전 문화재전문위원,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등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