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슈플러스에 이어 저희도 한미 정상회담 관련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죠.
<기자>
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 국내 4대 그룹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자국 내 투자를 압박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화답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를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이 역대급 투자의 절반가량은 삼성전자에서 나왔습니다.
미국에 20조원을 투자해 미국 내 신규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구축한다고 밝힌 건데요.
삼성전자 측은 구체적인 투자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미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5나노 공정의 초미세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마어마한 규모네요.
<기자>
최근 인텔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해 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1,000억원을 들여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과 낸드 솔루션을 위한 R&D(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2위인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거든요.
이번 R&D 센터 건립을 계기로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중심의 반도체 동맹에 일원이 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습니다.
<앵커>
반도체주에 봄바람이 불겠군요.
증시 상황은 어땠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통 큰'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는 증권가의 표정은 밝지 않습니다.
<앵커>
이렇게 역대급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왜 분위기가 안 좋은 거죠?
<기자>
이미 시장이 예견하고 있던 결정이기도 했고, 이 투자 계획이 단기적인 실적 개선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죠.
비메모리 반도체 물량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 모바일과 TV 등 세트 부문의 제품 출하가 제한될 수밖에 없고요.
또 비메모리 공급 부족이 메모리 반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금리 상승과 테이퍼링 우려감도 작용하면서 주가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팔아야 하는 겁니까?
<기자>
증권사들의 투자 의견은 '매수' 입니다.
다만, 몇몇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는 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사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건 증권사들로선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코스피 1위,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순히 시가총액만 계산해봐도 코스피의 30%가량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우리 증시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증권사들이 이렇게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는 건 그만큼 이례적인 일입니다.
<앵커>
박 기자, 얼마 전만해도 10만전자를 외치던 증권가 아니었습니까?
<기자>
대부분 아직 목표가가 10만원 위에 있긴 합니다만, 하이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9만 2천원으로 내렸습니다.
하나금융투자는 10만원에 턱걸이한 10만1천원을, 신한금융투자는 10만5천원을 제시했고요.
혹시 제가 약 한달전에 소개했던 삼성전자를 올해 딱 한번 비운다면 2분기에 비우라고 분석했던 증권사 리포트 기억 하십니까?
<앵커>
네, 기억나네요.
그 용기 있는 리포트 말이죠.
결과적으로 보면 그 리포트대로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건 아니지만,
그 리포트가 발간됐던 게 지난달 20일이었는데 이후로 삼성전자 주가가 10% 정도 더 내렸습니다.
다만 그때 리포트 말미에 2016년 이후 상장됐고 최근 커버리지가 개시되는 코스닥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는데, 종목명을 밝힌 4개의 종목 중 1종목을 제외하곤 모두 주가가 내렸습니다.
이것만 봐도 주가를 예측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죠.
<앵커>
그렇네요.
박 기자, SK하이닉스는 어떻습니까?
<기자>
마찬가지입니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도 최근 키움증권과 하이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하향 조정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민주'로 불릴 만큼 많은 분들이 갖고 계실 텐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의견이 다소 엇갈립니다.
그래서 본인의 판단이 더욱더 중요해지는 시점일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기 때문에 수급 불안이 점차 해소된다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고요.
구체적으로 증권사들의 입장을 정리해보면 하이투자증권은 "내년 반도체 업황과 실적 개선 모멘텀의 둔화가 예상된다"라며 주가가 회복하더라도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관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정리해볼 수 있겠고, 신한금융투자는 "2분기 말부터 비메모리 공급 부족이 완화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삼성전자가 시장의 주도주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SK하이닉스는 이달 13일을 저점을 기록했고 이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투자 심리는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비메모리 사업 이익 정상화가 주가 반등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의견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이 증권사 모두 목표가를 내렸다는 점은 다시 한번 기억하시고, 투자자분들의 눈높이도 조금은 낮출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투자에 참고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오늘은 시간관계상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