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씨가 친구와의 만남을 위해 한강으로 나서기 전 후배와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하며 아들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전했다.
정민 씨의 부친 손현 씨는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친구들의 인사'라는 제목으로 생전 아들이 후배와 주고받은 대화를 비롯해 실종과 사망 이후 친구들이 보낸 메시지를 캡처해 올렸다.
정민 씨는 24일 밤 9시 30분경 후배에게 "오토바이 타다가 다쳐서 병원 생활한다고 들었어. 아플텐데 잘 지내고 얼른 나아서 보자"며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후배가 실종 당일인 25일 새벽 12시 55분에 답장을 보내자 정민 씨는 1시 12분에 "그래"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손현 씨는 "이제 실종 기준 1달이 다 돼간다. 한밤중에 코앞의 장소로 나간 아들은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 이제 웃는 얼굴을 볼 수가 없다.. '왜?' 라는 질문이 매시간 끊이질 않는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이사오지 말걸, 밤에 내보내지 말걸, 원래 학교를 다니게 할걸, 밤에 한 번 만 더 연락해볼 걸' 하는 무한의 후회가 우리 부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면서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의혹에 비해 소득없는 진행은 우리를 초조하게 한다. 상황은 빨리 모종의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한다. 야속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탑승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손씨 유류품에서 발견된 토양 분석 등을 통해 사망 경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손현 씨 블로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