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당장 다음 달부터 대폭 커지는 가운데 틈새를 노린 투기가 다시 성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시흥시 월곶동 풍림아이원1차 아파트는 매매 등록 건수가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309건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1억원을 넘지 않는 이 단지 전용면적 32.95㎡는 지난달 매매 가격이 처음으로 1억7천만원을 넘어섰다. 현재 시세는 정상 층·동·향 기준 1억8천만원 수준으로, 전날 1억8천400만원까지 가격이 올라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인천광역시 동구 송현동 솔빛마을주공1차는 같은 기간 매매 계약 등록 건수가 129건에 달했다. 이 단지에서 공시가격이 1억원을 넘지 않는 10층 이하 전용 46.92㎡는 지난 5일 1억7천500만원(8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취득세 중과를 피해서 투자를 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다들 1억원 미만 아파트를 찾으면서다. 이 단지 내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 10월부터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현재는 다 팔리고 물건이 없다"고 전했다.
이는 하반기에 아파트값이 더욱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커지는 가운데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들이 추가로 주택을 매수할 방법이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 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소형 주택에 다주택자들의 갭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는 부동산 중개업계의 분석이다.
양도세 중과 대상이 조정대상지역에 한정돼있고, 서울·경기·세종·광역시를 뺀 지방에서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 중과 대상 주택에서 제외된다. 이에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에 대한 다주택자들의 갭투자가 비규제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 새 전국에서 갭투자 매매가 가장 많았던 아파트는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 있는 배방삼정그린코아(62건)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1억원 미만인 이 단지 전용 47.67㎡는 이달 6일 1억4천500만원(6층)에 매매돼 이 면적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강원도 원주시 명륜동 단구1단지 전용 47.01㎡ 매매가는 이달 1일 처음으로 1억2천만원(1층)을 찍은 데 이어, 같은 달 4일 같은 층이 1억2천300만원까지 올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