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드노믹스 올라탄 한국 기업들 [미리 보는 한미정상회담]

입력 2021-05-21 17:45
수정 2021-05-21 17:45
<앵커>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CEO들이 대거 동행합니다.

우리 기업들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에 힘입어 양국간 교류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오늘 이슈플러스에서는 이번 경제사절단이 가져간 선물 보따리 안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신용훈, 양현주 두 기자가 미래차와 배터리 부문 투자 내용을 짚어봅니다

<신용훈 기자>

이번 정상회담에는 4대그룹 CEO들이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 미래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기업 총수와 CEO들이 동행하는 겁니다.

그룹내 핵심 사업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CEO들의 동행은 우리 기업들의 미국 투자 확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투자계획을 밝혔는데, 앞으로 5년간 총 74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직접 전기차를 생산해 급증하는 북미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 선두를 위한 승부수를 띄운 셈입니다.

이 밖에 수소연료전지차 확대를 위해 연방 정부와 협력하고, 현지 기업들과는 수소차를 활용한 운송 등 각종 실증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 도심항공모빌리티와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정의선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미래 이동수단 사업도 미국 내에서 활발히 전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처럼 현대차가 적극적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바로 전 세계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내 글로벌 공급망 구축 정책에 편승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자동차 산업의 중축이 이동하는 변혁기에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기틀을 다진다는 전략입니다.

<양현주 기자>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기차 투자와 함께 주목되는 또 다른 부분은 바로 '전기차 배터리'입니다.

배터리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국내 배터리 기업 3곳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31%에 달합니다.

중국과의 반도체·배터리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미국이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 국내 양대 배터리 기업 수장들이 동행하는데요.

양사의 배터리 분쟁이 마무리된 데다,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인 리쇼어링 정책으로 현지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기업 모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지난달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죠.

지난해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과 오하이오주에 제1 합작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총 2조 7천억 원 규모의 제2 합작공장도 설립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또 이와는 별개로 오는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내 두 곳에 독자적인 배터리 공장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1, 2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추가로 3조 원 규모의 3, 4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현장을 찾는 만큼 추가로 생산라인 증설 계획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내 배터리 생산 비중을 늘리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2020년 30만 대에서 2035년 800만 대로 연평균 25%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죠.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에 보폭을 맞추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우리 기업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 양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