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제주맥주의 공통점..."국산 맥아로 승부"

입력 2021-05-18 17:29
수정 2021-05-18 18:09
수제맥주업계·군산시 맞손
"온라인 판매·세금감면 필요"
K-맥주 본격화 시동
<앵커>

테슬라(이익미실현 특례) 상장 기업 중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제주맥주. 없어서 못 판다는 곰표맥주,

이들 두 맥주의 공통점은 바로 국산 수제맥주라는 건데요. 수입맥주의 빈자리를 채워나가고 있는 우리 수제맥주가 또 한 번 일을 냈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보리를 발효되기 용이한 상태로 가공한 맥아는 맥주를 만들 때 쓰이는 가장 중요한 재료입니다.

하지만 국내 맥주 회사들이 사용하는 맥아는 대부분 수입산. 사실상 무늬만 국산 맥주인 셈입니다.

이에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들이 진짜 'K-맥주'를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국산 맥아를 사용해 수입 맥주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기존 국산 맥주와는 다른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겠다는 겁니다.

보리 주산지로 잘 알려진 전북 군산시도 힘을 합했습니다.

국내 최초의 상업 맥아 제조 시설(연간 250톤 규모)을 구축한 군산시농업기술센터는 군산에서 재배되는 광맥, 다이안, 흑호 등 맥아 완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 7개 수제맥주 양조장을 시작으로 점차 판로를 늘릴 계획입니다.

[이선우 / 군산시 먹거리정책과 주무관: 우리 농산물로 만든 군산 맥아는 수입 맥아와 비교해서 수제 맥주 양조용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군산 맥아로 만든 맥주가)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발전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좋은 향, 좋은 맛을 가진 다양한 맥주를 공급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문제는 가격. 미국이나 호주처럼 대규모 농업 플랜트가 아닌, 농부가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 우리 맥아는 수입 맥아보다 2~3배 가량 비쌉니다.

한 때 맥주 원료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던 국산 보리가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설 자리를 잃은 이유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에 비해 생산 시설과 규모 면에서 영세한 수제맥주 양조장들이 도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제맥주 업계는 국산 맥아를 사용한 맥주에 한해 전통주처럼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거나,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원가 부담에 따르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박정진 / 한국수제맥주협회장: (소매점 판매가 없는) 100여개 양조장 대부분은 생맥주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업장에서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작은 업체들의 판로를 늘리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달라고 정부에 요청을 드리는 바입니다.]

전문가들도 국산 맥아로 만든 맥주가 수입 맥아로 만든 맥주와 비교해도 맛과 질에 손색이 없고, 우리 농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국산 맥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보리로 만든 우리 맥주가 또 다른 한류를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