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아버지 상습 구타한 30대 국제변호사 집행유예

입력 2021-05-18 11:44


60대 아버지를 수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제변호사 아들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이내주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아버지(69)를 7차례 폭행한 혐의(상습존속폭행 등)로 기소된 국제변호사 A(39)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집에서 어머니 병간호를 하는 아버지의 머리를 특별한 이유 없이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리고 소금 봉지로 뒤통수를 내리친 혐의를 받았다.

욕을 하거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배를 발로 걷어차기도 했으며, 아버지가 밥상을 차려주자 "싸구려 음식은 차려주면서 아픈 아들은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냐"며 아버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반품하라고 했던 택배 물건을 제대로 반품 하지 못했다며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 대기실에서 아버지의 머리를 A4용지로 때렸고, 아버지가 자신의 사무실에 설치해 준 전기장판이 작동되지 않는다며 주먹을 휘두른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8월 운전 중 다른 운전자와 시비가 붙어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고 자신의 차로 운전자를 들이받는 한편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도로에 집어 던지기도 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알게 된 여성에게 뮤지컬을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날 거지새끼로 봐주셔서 감사하다" 등 휴대전화 메시지를 15차례 보낸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면서 이 혐의는 공소 기각됐다.

재판부는 A씨가 우울증 등을 앓고 있었던 점과 아버지가 선처를 바라는 점, 정신과 전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겠다고 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A씨의 부친은 재판부에 '아들을 나무라고 가르치려고만 했지, 아들의 생각을 들어주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것은 못 했다'며 여러 차례 선처를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