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인 '서브 프라임 사태'를 예견했던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그 규모만 5억 달러가 넘는다. 일찌감치 테슬라 투자로 유명세를 탄 캐시 우드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리는 1분기에 테슬라 주식 80만100주의 풋 옵션 계약을 매수했다. 돈으로는 5억3400만 달러(약 6077억원)에 이른다.
버리는 3월31일 기준으로 이러한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신고 기준이 된 3월 말 테슬라 주가는 635.62달러였다.
버리가 운용하는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의 금년 1분기 포트폴리오의 약 40%가 테슬라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이다.
이 소식 등으로 이날 테슬라 주가는 2.19% 내린 576.83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들어 20% 넘게 하락하는 등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버리는 트윗을 통해 이익 창출을 위해 규제 크레딧(탄소배출권)에 의존하는 점이 테슬라의 장기적 전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버리는 트위터 계정을 돌연 삭제했다.
반면 '돈나무'라는 별명이 붙여지며 지난해 아크이노베이션(ARKK) 상장지수펀드(ETF)로 100%가 넘는 투자수익을 올린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캐시우드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테슬라에 대한 투자를 줄였다고는 하지만 테슬라를 여전히 10%가량 담고 있다. 17일 기준 테슬라는 ARKK 포트폴리오에서 10.18%을 차지하며 여전히 편입 비중 1순위를 차지한다. 아크 넥스트 제너레이션 인터넷 ETF(ARKW) 포트폴리오에서도 편입 비중 선두는 단연 테슬라(10.16%)다.
그러나 올해 ARKK ETF의 수익 흐름은 지난해와 정반대다. 연초 이후 14% 넘게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트위터 등 SNS에서는 누구의 승리인지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버리 승, 장기로는 우드 승이라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들을 야구 선수에 빗대 "캐시우드는 로드 커류이고 마이클 버리는 데이브 킹맨이다"며 "한 명은 평균이 높고(평균보다 잘하고) 다른 한 명은 삼진이 많지만 사람들은 홈런을 기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