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륙의 카피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대륙의 카피' 입니다.
<기자>
혹시 타이타닉이라는 영화 보셨습니까? 지난 1912년 영국의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부딪혔던 사고를 배경으로 한 영화죠.
그런데 앞으로 영국이 아닌 중국에서 타이타닉호를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타이타닉의 복사본이 나왔다고요?
<기자>
중국 쓰촨성에 짝퉁(?) 타이타닉호가 건설되고 있기 때문인데, 사진을 준비 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1,753억원 정도를 들여 타이타닉의 실물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호화로운 선실 내부 식당과 풀장, 심지어 문 손잡이까지 모든 것을 본땄다고 알려집니다.
1박에 35만원 정도면 숙박을 할 수 있고 5성급 크루즈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하죠.
<앵커>
중국이 이런 걸 다 따라 만들 줄은 몰랐네요. 설마 이래놓고 타이타닉호가 중국의 역사라고 하지는 않겠죠?
<기자>
네. 명품백이나 시계에서 벗어나 건물이나 도시를 옮겨올 정도로 다양한 걸 따라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중국 항저우 톈두청이라는 마을은 파리를 복제했는데,
프랑스 수도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 있고 파리의 고유 건물 스타일, 가로등, 조각상, 베르사유궁전 정원까지 비슷하게 만들었습니다.
중국 곳곳에는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파리 개선문과 같은 복제 건축물이 많습니다.
또 위난성에는 가짜 애플스토어와 이케아 매장을 그대로 흉내낸 '11가구'가 있는데,
매장의 구성이나 상징 색상 등을 그대로 흉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보통 중국은 타국 문화역사를 자기 나라 것으로 가져가는 걸로 논란이 되는데,
반대로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위장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중국산 감이 담긴 과일상자인데 태국에서 한국산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는 겁니다.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위장할 경우 이미지 하락과 농가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달콤한 감'이라는 글씨보다 작은 글씨로 '중국산' 표시가 돼 있어 현지 법망을 빠져나간다고 하죠.
또 중국의 무무소(MUMUSO)라는 브랜드는 '한국에서 왔어요'라는 홍보문구를 사용하며,
노골적으로 한국 것으로 위장해 미국, 호주, 베트남 등 17개국에서 사업을 벌였는데요.
베트남 정부가 현지 무무소를 조사한 결과 제품의 99.3%가 중국산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죠.
<앵커>
한국 브랜드가 돈이 되다보니 짝퉁을 만드는 것 같은데 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것 같습니다.
<기자>
참이슬과 참일슬, 너구리와 너꾸리, 포카칩과 포커칩 등 점 하나만 찍어서 짝퉁을 만듭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한국 브랜드의 상표를 출원해서 무단으로 선점한 뒤에
해당 기업에 합의금이나 사용료 명목으로 비용을 요구하는 '상표 브로커'들도 판치고 있는데요.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기업이 입은 피해액은 총 325억 8,800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앵커>
베끼기 어려운 분야는 잘 베끼기 위해 인력까지 빼갈 정도라고 하죠?
<기자>
네. 중국은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 등에서 인재를 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중국 업체들은 채용 조건에 '한국 대기업 근무 경력'을 명시할 만큼 노골적입니다.
대신 10배에 달하는 높은 연봉에 주택보조금, 자녀 교육비까지 지원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웁니다.
경쟁사 이직 금지 등의 조치가 있지만 한계가 있어서 산업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피해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법적으로나 제도적인 구제는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기술 유출은 엄격히 제한하지만 인력 이동까지는 막을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인력 유출에 대비하고,
"짝퉁 제품에 대해서는 국제적 인증과 협력 방안을 체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