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온다더니…힘 못쓰는 반도체株

입력 2021-05-16 07:37
수정 2021-05-16 08:52
단기급등 피로감, 반도체 수급불안 영향


올해 초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에 고공 행진하던 반도체 종목 주가가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3주간 'KRX 반도체 지수'와 'KRX 정보기술 지수'는 각각 9.76%, 8.45% 하락했다. 두 지수는 이 기간 17개 KRX 업종지수 중 가장 큰 폭으로 내렸으며 코스피 등락률(-1.03%)도 밑돌았다.

반도체 지수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37개가 들어갔으며, 정보기술 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IT 관련 종목 52개를 편입했다. 즉 반도체 대장주이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업종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이다.

지난 3주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3.26%, 10.57%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7만8천500원으로 마감하며 작년 12월 29일(7만8천300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종가가 7만원대로 내려갔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12일에 올해 들어 처음 종가가 11만원대로 밀렸다. 최근 주가는 3월 초 연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3주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조7천665억원, 9천602억원 순매도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원익IPS(-9.73%), DB하이텍(-9.03%), 리노공업(-7.02%), 티씨케이(-23.39%), 고영(-9.35%), 한미반도체(-8.11%) 등 반도체 장비주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호조 기대에 따른 주가 단기 급등에 피로가 쌓이고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반도체주의 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완성차와 스마트폰 등의 생산 차질 우려가 나오자 반도체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됐고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 전망도 기술주 투자심리를 짓누른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