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올해가 시작된 지 어느덧 5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성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케이뱅크는 최근 '가상자산' 열풍에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달(4월) 말 기준 고객수(537만명)는 전월(3월)보다 146만명 늘었고.
예·적금 잔액(12조1,400억 원, 전월비 3조4,200억원↑)과 대출잔액(4조6,800억원, 전월비 8,500억 원↑) 등 수신잔액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손잡고 거래 계좌를 제공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인터넷은행 인허가를 받을 때 약속했던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는 여전히 제자리입니다.
보통 6%에서 18% 사이 금리를 중금리로 보는데, 3월 기준 케이뱅크의 6% 이상 금리 대출 비중은 7.5%로, 소폭이지만 오히려 지난해 말(7.8%)보다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가 6% 이상 금리 대출 비중을 대폭 늘린 점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0.4% → 8.4%)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증자가 안 되면서 대출 중단 사태가 생기고, 카카오뱅크처럼 경쟁력있는 플랫폼이 없다 보니 고객 신용정보를 확보하는 데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
다시말해, 중·저신용자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선뜻 위험을 무릅쓰고 중금리대출 공급을 늘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케이뱅크는 올해 안에 정책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출시하는 등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서울보증보험이 원금을 전액 보증하기 때문에 중금리 대출 공급을 순수하게 민간 차원에서 늘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인터넷은행들은 사잇돌 대출 공급액 가운데 2/3 가량(66.4%)을 3등급 이상 고신용자에게 공급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4년 전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
서호성 행장 취임 이후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중금리대출 공급은 '뒷걸음질' 쳤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