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기업 TV사업 철수...삼성 · LG 시장 양분 [KVINA]

입력 2021-05-13 09:04
수정 2021-05-13 09:14


최근 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의 자회사 빈스마트(VinSmart)가 휴대전화와 TV 제조시장에서 철수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의외의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지만, 베트남 TV시장을 들여다 보면 빈그룹의 이 같은 결정이 일면 수긍된다는 반응도 많았다.

빈스마트가 시장 철수를 결정하기 전 베트남 전자제품 상점에서는 어느때인가 파나노식, 도시바, 샤프 등의 일본 제조사들의 TV가 자취를 감췄다.

베트남 현지 매체 징(zing)은 최근 도시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베트남에서 TV 판매를 중단하고 다른 가전제품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파나소닉도 "사업 운영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베트남과 인도 공장에서 저가 TV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는 발표도 전했다.

현재 일부 베트남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파나소닉과 샤프 TV는 2018~2019년 産 구형 저가 TV모델 일부만 일종의 '떨이 판매 행사'만 하고 있다.

앞서 파나소닉은 기업 차원에서 플라스마 텔레비전 라인을 중단하고 미국과 중국에서 텔레비전 생산 라인을 폐쇄했다.

'베트남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자회사 빈스마트 철수 결정은 파나소닉 등의 경우와 좀 결이 다르다.

빈그룹은 TV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보다는 미래 먹거리를 빈패스트(VinFast) 자동차용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과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에 있다고 보고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왔다.

빈그룹의 전략적 선택은 이 부문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빈스마트의 TV와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다.

빈그룹의 응우옌비엣꽝(Nguyen Viet Quang) 부사장 겸 빈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 생산은 더 이상 소비자에게 돌파구와 부가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며 "대신 빈그룹은 스마트 차량,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 솔루션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의 전자상품 매장에는 삼성과 LG 그리고 중국산과 태국의 저가 브랜드 제품들과 일본의 소니 정도의 일부 TV모델만 전시 돼있다.

베트남 TV시장은 크게 두 시장으로 양분 돼있는데 한국의 삼성과 LG 제품들이 이루는 '프리미엄급'과 '그 외' 시장으로 나뉘어 있는 것으로 앞으로 상당기간 시장은 나뉘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베트남의 한 관계자는 "삼성 TV는 QLED 제품군의 다양화와 라이프스타일 TV 시장 확대 그리고, 8K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베트남 소비자가 꼽은 최고의 가전제품 브랜드는 "삼성, LG, 소니"로 꼽혔는데 이 중 가장 큰 브랜드는 '삼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지난해 기준 삼성 TV의 베트남 시장 점유율은 44.7%에 달했다.

베트남 시장에서 삼성과 LG는 2018년부터 매년 1~5%씩 점유율을 늘려오며 '투 톱' 체제를 지켜오는 가운데 일본의 소니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32.6%에서 지난해 9월 말 25.9%로 점차 줄어들어 업계에서는 이러다 소니도 베트남 시장에서 철수를 외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은 베트남 소비자들을 TV 앞으로 모이게 했다. 지난해 초부터 9월 말까지 총 91만9300대의 텔레비전이 팔려나가 2017년에 비해 29% 증가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