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난해에 고소득층은 자동차를, 중산층은 가구와 가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남창우 연구위원과 조덕상 전망총괄은 11일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가계소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DI는 이번 연구에서 대면소비는 준내구재와 서비스, 순해외소비의 합으로, 비대면소비는 내구재, 즉 자동차 등 운송기구나 가구·가전을 비롯해 식료품 등 비내구재의 합으로 각각 정의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내구재 소비 구성 변화는 16.4%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내구재 지출이 16.4% 늘고, 나머지 소비지출이 내구재 지출의 16.4%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자동차·가구·가전 등 이런 비대면 내구재 소비의 구성 변화는 상위 20%(5분위)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소득분위별로 소비구성 변화율(16.4%)은 5분위가 19.6%로 4분위(-0.7%), 3분위(-3.4%), 2분위(0.1%), 1분위(0.8%)와 큰 차이를 보였다.
남창우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2020년에는 대면소비 감소에 따른 소비구성의 변화로 인해 가계의 내구재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그 중에서도 고소득가구인 5분위를 중심으로 소비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도 국내 자동차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정부 정책과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189만대(5.8%↑)가 팔리며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한 바 있다.
가구 판매 규모 역시 지난해 10조원을 넘으며 대폭 성장했다.
통계청과 가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가구 소매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6% 증가한 9조 2476억 원에 달했다.
또 대면소비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비대면 소비가 늘어 전반적인 소비 위축을 일정 부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가계 총소비가 5.14% 감소하는 동안 가계 소비는 9.71% 감소했고, 비대면 소비는 4.39% 증가했다.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면 가계소비 회복세는 대면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이뤄지고 비대면 소비 증가율은 기저효과 등이 반영돼 낮아질 것으로 보고서는 관측했다.
아울러 보고서에서 "가계소비는 코로나19 집단면역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완화적인 거시경제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가계의 시장소득 감소가 추가적인 소비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합리적인 범위와 수준에서 재정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