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위기' 남양유업, 비대위 체제로…소유·경영 분리 요청

입력 2021-05-10 14:17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 쇄신 등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했던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직위 상무)는 법적 절차에 따라 후임 경영인 선정 시까지만 대표직을 유지한다.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 쇄신책을 마련하고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급하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결정돼 아직 세부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지배 구조 개선 요청 등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세종공장장의 의사"라고 말했다.

앞서 홍원식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 사퇴와 자식에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입장발표의 진정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홍 회장의 입장문에 홍 회장 본인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매각할지에 대해서는 내용이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다. 코스피 상장사인 남양유업의 지분을 51.68% 보유하고 있다. 홍 회장의 아내인 이운경 씨(0.89%), 동생 홍명식 씨(0.45%), 손자 홍승의 씨(0.06%)의 지분까지 합치면 총수 일가의 지분은 53.08%에 달한다.

앞서 남양유업은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발표해 공분을 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30일 경찰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사전 통보했다. 세종공장에서는 남양유업 제품의 40%가 생산되고 있다. 최종 행정처분은 다음달 24일 청문회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