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양도세, 보유세 인상이 앞두고 시장에 풀린 다주택자 보유 물량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전국의 아파트 매물은 10일 전보다 줄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감소했다.
유거상 아실 공동대표는 "6월 1일 보유세 기산일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며 "현실적으로 5월 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계약이 성사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6월 1일부터 시행되는 세제 기준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은 현재보다 10%포인트 올라간다. 종부세율은 0.6~6.0%포인트까지 오른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의 보유세 기산일 이전에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늘면서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지난 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4월 들어 4만8천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6천∼4만7천건대로 다시 줄어들었다.
시장에 나왔던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감소세를 보이는 데에는 개발 호재 발표와 규제 완화 논의가 본격화하면 아파트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대부분 버티기 모드로 전환해 거래 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12월 7천527건에서 올해 1월 5천776건, 2월 3천865건, 3월 3천758건으로 3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지난달은 아직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 3월보다 더욱 줄어든 2천198건을 기록 중이다.
압구정동과 같은 재건축 추진 지역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물 감소가 두드러진다. 성사되는 계약에서는 신고가 경신도 이어지고 있다.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5㎡는 이달 들어 25억2천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같은 면적의 종전 최고가(24억6천300만원·10층)를 경신한 역대 최고가다. 조합설립 인가를 목전에 둔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도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근 역대 최고가인 7억5천만원에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