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해 수억 달러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가 더이상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테슬라의 규제 크레딧(탄소배출권)을 사지 않기로 하면서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초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PSA)의 합병으로 탄생한 세계 4대 자동차 기업 중 하나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프랑스 주간지 르푸앙(Le Point)과의 인터뷰에서 두 회사의 합병으로 스텔란티스가 탄소 배출 규정을 준수하게 됐다며 더 이상 테슬라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규제 크레딧은 환경 오염을 제로까지 낮추는 데 기여한 기업에 정부가 제공하는 일종의 포인트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테슬라로부터 EU와 미국의 탄소배출권을 구입하기 위해 24억 달러를 지불했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경우 남는 탄소배출권을 기준 이상 배출한 기업에게 판매해 수익을 얻어왔다.
유럽연합(EU)의 규제에 따라 유럽에서 판매되는 신차들은 올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km당 95그램 이하로 낮추는 것이 의무화다.
문제는 지난해 테슬라의 첫 흑자 비결이 전기차 판매가 아닌 탄소배출권에서 나왔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테슬라는 1분기에 탄소배출권 판매로 5억18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 순익이 4억3800만 달러이니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다.
지난해도 상황은 비슷했다. 테슬라가 작년 한 해만 벌어들인 탄소배출권 수익은 16억 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테슬라의 순익 7억21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0.39%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