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거래량, 4개월 연속 아파트 추월

입력 2021-05-04 07:12


서울에서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4개월 연속 추월했다.

집값이 급등하고 전셋값마저 크게 뛰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내 집 마련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매입을 서두르면서 거래량 역전 현상이 4개월째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총 3천217건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1천450건)보다 2.2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 기간이 4주가량 남아있어 지난달 매매 건수는 더 올라가겠지만, 다세대·연립이나 아파트 거래 모두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어서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은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보다 월간 기준으로 2∼3배까지도 많다.

그러나 올해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거래량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월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5천883건으로 아파트 거래량(5천771건)을 근소하게 앞질렀는데, 2월은 4천422건으로 아파트(3천854건)보다 14.7% 많아졌고, 3월은 5천56건으로 아파트(3천730건)보다 35.5% 많아졌다. 여기에 지난달은 아파트 거래량의 2.2배 수준으로 격차를 더 벌렸다.

전문가들은 작년부터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정부의 다중 규제로 올해 주택 시장이 '거래 절벽' 상황을 맞았는데, 전셋값마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무주택자들이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 매수로 돌아서면서 거래량 역전 현상이 굳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빌라 거래를 지역별로 보면 도봉구(357건·11.1%), 강서구(304건·9.4%), 은평구(273건·8.5%), 강북구(237건·7.4%) 등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증가는 실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