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휩쓸었던 2020년 한 해 동안 핀테크 기업의 지급·결제 시장 진출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간한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핀테크 기업들이 증권, 보험, 여신 등으로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히면서 지급결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빨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스테이블 코인에 관한 논의가 확산했고, 우리나라도 디지털 화폐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지급결제보고서는 한 해 동안 지급결제 환경 변화, 지급결제시스템별 결제 동향, 한국은행의 지급결제제도 정책대응 및 감시업무 수행 내용과 향후 정책방향을 담은 연례 보고서다.
● 원화·소액결제 동반 증가…디지털 화폐 논의 시작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의 금융망에 집계되는 일평균 원화자금 결제금액은 기관간 RP 등 증권자금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14.5% 늘어난 423.6조 원을 기록했다.
수표, 입금 및 출금이체, 지급카드 거래 등 상대적으로 소액 지급을 집계하는 소액결제시스템 결제금액은 일 평균 80.2조 원을 기록하며 15.2%가 늘었다.
한 통화의 최종이체가 다른 통화 또는 복수 통화로 이루어지는 외환동시결제시스템은 일 평균 724억 달러,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증권의 이체 및 결제를 처리하는 증권결제시스템의 결제금액은 일평균 205.1조 원을 기록하며 10.0%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스테이블 코인에 관련한 논의가 확산했다.
특히 중국인민은행의 CBDC 시범사업 추진,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계획 발표(2019.6월) 등을 계기로 CBDC 및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국제논의가 더욱 활성화됐다.
미 연준과 ECB, 일본은행 등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거나 기술 실험을 검토를 시작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은 소비자 보호, 자금세탁 등 다양한 위험이 제기됨에 따라 국제기구 및 EU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규제와 감독 원칙 마련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소액결제 부문에서 중앙은행이 실시간총액결제(RTGS) 방식의 신속자금이체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사례도 늘었다.
● 핀테크 지원 늘린다…CBDC 연구도 본격화
한은은 핀테크 등 비금융기업이라도 일정 자격요건을 충족할 경우 소액결제시스템에 참가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지급·결제 인프라 확충과 안전성 제고를 위해 신속자금이체시스템 구축, 글로벌 복수통화 지급결제 시스템에 원화 참여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는 아랍통화기금(AMF)이 구축한 BUNA 등 복수통화 지급결제시스템에 한국 원화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한은금융망에 ISO 20022를 적용하기 위해 BIS 등 국제기구와의 논의, 참가기관과의 협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도입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향후 거래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오픈뱅킹 공동망을 차액결제 별도 대상거래로 지정하는 등 조치도 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은은 지난해 CBDC 연구 및 기술 전담조직을 확충하고, CBDC 관련 기술적·법적 필요사항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CBDC 모의 시스템 구축 및 실험 계획을 수립하여 주요 요건과 구현기술을 검토하고, CBDC 모의실험 관련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