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인형 눌러 쓴 걷기왕 640km 종단,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입력 2021-04-24 10:15


초여름의 더운 날씨에 커다란 곰 인형 옷을 입은 남성이 600㎞가 넘는 대장정에 올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민 제시 라리오스(33)는 지난 12일 로스앤젤레스(LA)를 출발해 샌프란시스코까지 걸어가는 여정에 올랐다.

총 여행 거리는 640㎞로, 서울~부산 구간보다 200㎞ 이상 멀다.

그의 이번 도보여행은 귀엽지만 보기만 해도 갑갑해서 숨이 넘어갈 것 같은 곰 인형 옷을 계속 입고 진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람 몸통만한 인형 머리에 얼굴의 붉은색 점, 뭉툭한 꼬리가 돋보이는 인형 복장은 라리오스가 직접 디자인하고 '베어선'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그는 밥을 먹고 씻을 때를 제외하곤 인형 복장을 벗지 않는다. 잘 때도 '베어선' 차림이다.

그는 이번 여행이 재밌을 것 같아서 충동적으로 시작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고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잇따라 인터뷰하는 등 유명세를 치르면서 좀 더 좋은 일에 기여하고자 자선기금도 모금하고 있다.

그를 후원하고 싶다는 몇몇 사람들의 말을 듣고 아예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 계정을 개설했다.

이제 대장정의 절반 정도를 소화했다고 밝힌 그는 그동안 어린 아이들과 기념 촬영을 하거나 가정집에 초대받아 휴식을 취하는 등의 모습을 모두 SNS에 올리고 있다.



한 엄마는 차를 몰고 지나다 함께 타고 있던 아이들의 요구로 잠시 내려 곰 인형을 입은 라이선과 기념 촬영을 하고 그의 여행 취지를 듣고는 모금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곰 인형이 홀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과 그가 지나가는 도로 주변의 황야, 산천의 사진들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누리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는 평가다.

라리오스가 '베어선'이라는 이름으로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은 현재 팔로워가 2만8천여 명에 달한다.

1만달러(1천100만원)를 목표로 한 모금액은 벌써 7천100달러(약 795만원)에 달했는데, 그는 여행 후 온라인 투표로 기부처를 정해 모두 기부할 계획이다.

라리오스는 "그저 사람들을 돕고 싶다"면서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일을 시작해볼 영감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사진=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