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의 장례식이 17일(현지시간) 오후 3시 런던 교외 윈저성에서 엄수된다.
지난 9일 별세한 필립공은 윈저성 내 성조지 예배당 지하의 왕실 묘지에 안치된다. 이날 성조지 예배당에서 치러지는 장례식에는 여왕과 자녀 등 직계 가족과 가까운 친척 30명만 참석한다.
장례식 시작에 맞춰 전국적으로 1분간의 묵념이 진행된다. 행사가 끝나면 공식 애도 기간도 종료된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장례식 20분 전인 오후 2시 40분 윈저성에서 필립공의 시신을 담은 관이 랜드로버를 개조한 영구차에 실린다. 랜드로버 차량 개조는 16년 전에 시작됐으며, 필립공이 도색까지 세세하게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계가족 9명이 8분간 영구차를 따라 걸으며 여왕은 그 뒤에서 간다. 보병부대와 해병대 등이 호위하고 길옆에는 군인들이 늘어선다.
장례식장에서는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지킨다.
윈저 주임사제는 "필립공은 여왕을 향한 변함 없는 충성과 국가·영연방을 위한 봉사, 용기·강함·신앙으로 우리에게 영감을 줘왔다"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캔터베리 대주교도 기도하면서 필립공의 신앙과 충성심, 책임감과 지조, 용기와 지도력을 칭송한다.
또 고인의 군 복무 경력과 그리스·덴마크 왕자로서 혈통이 강조될 전망이다. 관 위에는 개인 깃발과 해군 모자, 칼, 화환이 놓이며, 깃발엔 덴마크, 그리스, 에딘버러 그리고 자신의 성인 마운트배튼을 상징하는 그림이 들어간다.
미국으로 떠난 해리 왕자도 1년여 만에 귀국해 장례식에 참석한다. 임신 중인 부인 메건 마클은 참석하지 않는다.
앞서 왕실과의 결별 배경에 관해 폭탄 발언을 던진 해리 왕자가 형인 윌리엄 왕세손과 화해할지가 관심이다. 이들은 영구차 행렬 출발 전에 장례식 참석자들이 모여있을 때 처음 만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행렬에서도 관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걷는 것을 두고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장례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시신 참배를 포함해 사람이 많이 모일만한 행사도 일체 생략됐다. 대신 TV와 라디오로 중계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