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하는 후쿠시마 삼중수소, "유전자변형·생식기능저하 우려"

입력 2021-04-13 08:53


13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내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오염수에 포함된 물질 '삼중수소'(트리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중수소가 바다를 타고 흐르면 일본 현지는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 등 인근 국가의 수산물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세슘 134·세슘 137, 스트론튬 90등의 방사성 핵종 물질이 포함돼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삼중수소는 인체 내에서 피폭을 일으킬 수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

해양 방류로 오염수에 노출된 수산물을 섭취할 경우 신체 내 방사성 물질이 쌓여 내부 피폭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삼중수소는 양자 1개와 전자 1개, 중성자 2개로 이뤄진 물질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다. 수소와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에서 차이가 나 질량이 다르다.

안정적인 수소나 중수소와 달리 삼중수소는 불안정한 특성을 띠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고 헬륨-3으로 변한다.

삼중수소가 인체 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면, 베타선을 방사하면서 삼중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핵종 전환'이 일어난다. DNA에서 핵종전환이 발생하면 유전자가 변형되거나 세포가 사멸할 수 있고, 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비록 삼중수소가 12.3년인 반감기를 거치면 양이 반으로 줄어들지만, 바닷속 삼중수소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최소한 수십 년이 걸리게 된다.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나 중수소와 물성이 같아 산소와 결합한 물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물 형태로 바닷속에 섞여 있으면 물리·화학적으로 솎아내기가 어렵다.

이대로 해양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한다면 오염수 내 삼중수소도 바다를 떠돌게 된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빗물과 지하수 등의 유입으로 하루 평균 14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비를 활용해 오염수를 처리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기준 보관된 오염수는 약 125만844t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속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방사선량이 1리터(ℓ)에 1천500베크렐(㏃) 미만이 될 때까지 희석한 후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삼중수소를 해양에 방출할 때의 농도 한도를 1ℓ당 6만㏃로 정하고 있다.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으로 오염 농도를 낮춘 뒤 방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삼중수소는 다핵종제거설비로도 제거하지 못해 여전히 오염수 내에 삼중수소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ALPS를 활용해 재처리를 반복하고 오염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겠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양 방류는 필요 설비 심사와 공사 등을 거쳐 2023년 초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