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인가 '디지털 금'인가...암호화폐 둘러싼 엇갈린 시선 [2021 GFC]

입력 2021-04-08 17:22
수정 2021-04-08 17:22
<앵커>

이번 세계 경제·금융컨퍼런스에서 논의된 핵심적인 내용들을 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정치경제부 문성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기자, 이번에 참가한 석학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봤습니까?

<기자>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을 의미하는 '바이드노믹스' 시대, 일단 제프리 삭스 교수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약 2조 달러, 우리돈 2,260조 원을 쏟아붓는 경기부양책이 미국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이 그린, 디지털 뉴딜을 내건 우리나라와 함께 첨단 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들에도 적잖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디지털 경제의 최전선에 있고, 녹색 경제와 재생 에너지, 전기차 등에서도 수출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정부가 이러한 우리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 많은 투자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그린 에너지와 전기차, 주로 유망 4차 산업 분야에서 한국에 기회가 있을거라고 본 거네요.

<기자>

네. 다만, 삭스 교수는 투자와 달리 수출 분야에서는 기회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이 자국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바이든식 보호무역주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자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구입하기 보다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만든 제품을 사겠다는 것이죠.

<앵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각국 디지털화폐 각축전에 대한 내용도 눈에 띕니다.

워낙 최근에 암호화폐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뜨겁잖아요.

암호화폐는 미래에 종이 화폐를 대신할 수 있을까요?

<기자>

'신 대공황'을 저술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 국방부 국제경제 자문위원인 제임스 리카즈 위원은 암호화폐는 앞으로도 화폐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탈중앙화, 불확실성 등 화폐로 인정받기 어려운 속성들을 다수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기존 종이 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가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암호화폐와 중앙은행이 시도하는 디지털화폐는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암호화폐라고 한다면 디지털화폐는 디지털로 저장하는 달러, 엔화, 위안화의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암호화폐의 가치에 대해서는 제임스 리카즈 위원과 국내 석학들의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앵커>

암호화폐 가치에 대해 국내외 석학들의 주장이 엇갈렸다는 점. 흥미로운데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기자>

먼저 제임스 리카즈 위원은 암호화폐의 가치에 대해 사라지진 않겠지만 유용한 형태의 돈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종의 도박이라는 겁니다.

신 기술이라는 점에서 종교나 거대한 환각처럼 일종의 신념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인호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는 화폐보다는 이른바 '디지털 금', 다시 말해 저장 가치로 바라봐야 한다는 겁니다.

총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결제를 위해 쓰이기보다 자산으로 보다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