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청소녀들을 위한 '월경교육' 들어보셨나요.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인 '초경'의 의미와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월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건데요.
이러한 교육이 더욱 절실한 소녀들이 있습니다. 바로 발달장애 여학생들입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생리대 교체조차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내민 회사가 있다는데요, 함께 찾아가 보실까요.
<기자>
지금으로부터 2년여 전인 2019년 2월. 유한킴벌리에 꽃동네의 한 특수학교 보건교사로부터 고객 문의 이메일 한통이 날아들었습니다.
대형마트에 걸어두는 판촉용 생리대 견본품을 보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궁금해 한 회사 측은 제품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메일을 보낸 교사와 전화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이 교사가 털어놓은 고민은 발달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초경 교육이 영상 콘텐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처음생리팬티 프로젝트'는 시작됐습니다.
발달장애 학생들에겐 생리대 교체 방법에 대한 반복 교육과 함께, 실제 학교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유한킴벌리는 보건교사협의회와 머리를 맞대고 특수학교 교육교재 개발에 나섰습니다.
[차미향 / 보건교사회 회장 : 일반사람들은 발달장애 청소녀들이 생리대 교체가 어렵다는 생각을 미처 못하는 거 같아요. 현장의 보건선생님들이 직접 가르치다보니 알게 된 부분이죠. 선생님들과 직접 만나서 아이들이 뭘 힘들어하는지, 어떤 부분을 어려워 하는지 하나하나 세밀하게 서로 의논하고 여러 번의 작업을 거쳐 개발을 하게 됐죠.]
우선 직관적인 패드 모양을 넣어 누구나 부착방법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속옷을 디자인했고, 이를 다시 교재로 만들었습니다.
보건교사들의 자문과 감수를 받아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교육 영상도 함께 제작했습니다.
영상엔 교체한 생리대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사용한 생리대는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등 당사자들이 아니라면 미처 생각할 수 없는 내용까지 시시콜콜하게 담겼습니다.
아이디어를 받아 제품을 개발해 시범학교 교재로 활용하기 까지 1년 8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고, 여러 시행착오도 거쳐야 했지만 보람은 컸습니다.
무엇보다 발달장애 학생들이 생리대 교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안타까워 직접 재료를 사다 교구 만들기까지 시도했던 특수학교 보건교사들이 느끼는 감회는 남달랐습니다.
[이현주 / 서울서진학교 교사 : 교구도 직접 만들어봤는데 퀄리티도 떨어지고 전달도 잘 안되는 것 같아 수업을 하면서 굉장히 아쉬움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합작을 하게 되니 제가 머릿속으로 디자인했던 게 구현도 잘 되고 퀄리티도 높아지고 그런 면에서 더 좋았던 거 같습니다.]
교사들은 처음생리팬티 프로젝트를 통해 표준화된 교재와 따라 배울 수 있는 동영상으로 좀 더 쉽게 월경교육을 할 수 있다는 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발달장애 학생들 또한 생리대 사용과 교체법을 몸으로 체득해 언제 어디서나 스스로 생리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
[안형석 / 서울예화학교 교사 :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운 동일한 교재와 동일한 동영상을 보면서 가정에서 실제 적용을 시킬 수가 있어요. 꾸준히 하다보면 학생들에게 좋은 습관이 되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되고, 그러다보면 자신감이 생겨 기쁘게 생활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한킴벌리는 특수학교 시범사업과 체험단 운영을 통해 보다 많은 여학생들이 처음생리팬티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모든 계층의 여성에게 '보편적 월경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품 개발과 교육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오한나 / 유한킴벌리 여성용품마케팅 워크그룹 팀장 : 처음 생리하는 아이들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겠더라구요. 이해도가 다를 뿐이지…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별도 영상을 만들었고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위한 영상도 따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고자 하는 학부모나 선생님들에게 조금씩 지원을 하고 있고 추후에는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클로징>
위생제품에 대한 기본적 인식조차 없었던 1970년대부터 초경 교육을 진행해 온 유한킴벌리.
고객의 작은 목소리에 귀기울인 유한킴벌리의 특별한 나눔이 청소녀들의 건강한 성장에 '값진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