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떠나자 사라진 시민들…미얀마 군부 또 만행

입력 2021-04-04 15:17


미얀마 군부가 미국 CNN 방송 취재팀과 인터뷰를 한 시민들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인권유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CNN 취재팀과 인터뷰한 이들 중 최소 6명이 군 시설에 구금됐다고 친척 및 친구들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 일행이 하루 전 양곤 밍갈라돈 시장과 텐 마일 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현장을 떠난 직후, 무장한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각각 5명과 2명을 어디론가 데려갔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 중 최소 3명은 CNN과 인터뷰를 했고 2명은 취재팀 사진을 찍었으며, 다른 이들은 인터뷰한 시민들과 같이 있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가족 및 친지들에 따르면 이들 중 최소한 한 명은 석방됐지만, 최소 6명은 북동부 쉐피따의 군 심문센터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한 명인 인 뗏 틴(23)은 밍갈라돈 시장에 과자를 사러 갔다가 CNN 취재팀과 인터뷰를 했고, 이후 취재팀이 사라지자 어디론가 끌려갔다.

가족 중 한 명은 "인 뗏 틴은 CNN 인터뷰에 대답했을 뿐, 다른 아무것도 안 했다"면서 "동생이 가능한 한 빨리 건강하게 석방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SNS에 올라온 다른 사진에는 한 여성이 CNN 취재팀과 인터뷰하면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이 잡혔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 나온 것을 차용한 것으로, 태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됐지만, 미얀마에서도 쿠데타 이후에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연합(AAPP)도 전날 현재 2천658명이 구금 중이라면서, CNN과 인터뷰한 여성 4명과 남성 1명도 사복 경찰에 의해 체포돼 군 심문시설에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충격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군부의 행동"이라면서도 "CNN은 인터뷰한 시민들이 즉각적으로, 그리고 무조건 석방되도록 요구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