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 해외기업 중엔 테슬라입니다. 우량주라는 믿음에 '지금이라도 사야하느냐'를 묻는 질문이 늘 따라붙는 종목이기도 하죠. 하지만 「부터뷰」에서 만난 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만 산다'거나, '우량한' 미국 주식 또는 중국 주식이라는 식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볼 것을 제안합니다.
마케팅 용어인 '미국 주식'만 쫒다 보면 자칫 소비·산업 트렌드가 바뀌면서 발생하는 더 큰 투자 기회를 놓치기 쉽다는 이유입니다.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보인 '세상 쿨함'과 달리 매우 인상적인 수익률을 올려온 김현준 대표와의 인터뷰 마지막 편을 정리했습니다.
https://youtu.be/e61rWiWvAf8
※ 인터뷰는 2021년 2월중순 진행되었습니다.
● 코로나 2년 전 발견한 '언택트'…유럽·중국판 배민으로 대박
김현준 대표는 더퍼블릭자산운용 설립 8년 만에 올해 2월까지 누적 861%의 경이적인 성과를 기록 중입니다. 더퍼블릭운용 연관 검색어로 뜰만큼 가장 많이 회자된 종목 더존비즈온은 투자 5년 만에 무려 1,024%, 한류 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다보고 베팅한 스튜디오드래곤 IPO는 129%, 유럽판 '배민' 네덜란드계 테이크어웨이닷컴 투자로 84%로 매년 두 배 가량의 수익을 유지해왔다고 합니다. (상세한 투자 과정은 그의 저서 <부자들은 이런 주식을 삽니다>를 통해 공개되어 있습니다)
김 대표가 소위 '대박' 종목에 일찌감치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 서비스를 눈여겨보며 산업 트렌드를 발견하고, 곧바로 투자 아이디어를 적용한 주식을 발굴해왔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종목은 '비대면' 트렌드가 찾아오기 2년 전에 베팅했던 네덜란드 푸드테크 기업 '테이크어웨이닷컴'입니다. 배달의 민족이 한국에서 할인 쿠폰 등으로 시장 점유율 높여가던 것에서 착안해 비상장기업인 우아한형제들(배민의 모회사)을 대신할 만한 해외 상장기업을 찾았던 거죠.
테이크어웨이닷컴은 서구권의 '음식 배달'에 대한 거부감으로 초기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를 2위로 밀어내고 영국과 유럽 배달시장을 석권한 기업이 됐습니다. 김 대표는 여기서 얻은 성과에 그치지 않고 이를 모방해 탄생한 중국 배달업체 '메이투안 디엔핑'에 다시 투자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같은 투자 관점에서 김 대표가 주목한 다음 시장은 일본입니다. 김 대표는 "일본은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느리게 진행된다고 보고 '오이식스 라다이치'(신선식품 배달앱)를 사들였다"면서 "일본 데마에칸이 배민보다 3년 정도 늦고, 라인이 카톡보다 늦게 등장한 것처럼 기회가 열려있는 시장"이라고 말합니다.
● 미국 주식이 최선?…"금융사가 만든 프레임, 돈 못 법니다"
그가 덜 알려진 해외 주식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특정한 국가·지역에만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흔히 미국, 중국 등 국가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금융회사가 만든 프레임일뿐"이라고 강조합니다. 김 대표 "금융사가 추천하는 상품, 국내에서 유행하는 것들은 이듬해에 무조건 떨어진다"면서 "소비자들의 매매를 늘리려는 금융사 직원 말에 실수하지 말고, 국내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기회를 발견하는 통로로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그와 동료들이 성공한 '배달앱' 투자 사례 처럼 한국,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각 나라를 관통하는 산업 트렌드를 활용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되는 주식을 발견했다면 다음은 기업을 분석하는 겁니다. 인터뷰를 통해 김 대표가 공개한 비결은 의외로 평범합니다. 김 대표는 "좋아하는 제품, 서비스를 찾았다면 야후 파이낸스에서 기업을 검색해보고, 홈페이지의 IR페이지(Investor Relations)를 꼭 읽어야 봐야 한다"고 권합니다. 투자자 관계에 투명한 해외 기업들은 IR자료를 통해 매분기, 연도별 투자 정보, 최고경영자(또는 최고재무책임자)의 발언, 애널리스트와의 대담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있어 일반인들도 펀드매니저와 똑같은 정보로 공부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작년은 특별했던 해…기대수익률 낮추세요"
작년 4월 이후 지금까지 한국 코스피는 80%, 미국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59%. 개별 종목 중엔 몸집이 큰 삼성전자, 애플도 같은 기간 2배씩 오르는 이례적인 1년을 보냈습니다. 김현준 대표는 "지난해는 여러분이 공부해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특별한 한 해였다"면서 "올해는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투자자들이 공부하면서 긍정적인 경험을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그가 말하는 공부는 주변에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는 것, 뜨는 소비 트렌드와 연관된 기업을 발견하는 것, 이러한 정보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기본지식 등이 포함될 겁니다. 마침 과열되었던 주식시장이 쉬어가는 지금, 주가 차트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주식의 주주총회 결과, 투자정보를 하나씩 들여다보는 것보다 좋은 공부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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